인간 동물원
츠츠이 야스다카 지음, 양억관 옮김 / 북스토리 / 2004년 9월
평점 :
절판


알라딘에 요청하고 싶다. 왜 별 0개도 만들어달라며.

책을 사기 전, 리뷰를 읽어볼 때 바로 아래에 리뷰를 쓰신 분이 가장 마지막에 하신 말("일본인에 대한 부정적인 선입관을 확인시켜준 작가다.") 때문에 그 리뷰는 바로 넘겨 뛰었다. 어렸을 때부터 지겹도록 주입되었던 반일감정에서 아직도 못 벗어난 분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애초에 이 책을 대하기 전부터 부정적인 평가를 내려놓으시진 않았을까, 했다.

그러므로 이 자리를 빌려 사과부터 하겠다. 섣부른 추측이나 일삼아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불쾌하기 짝이 없다. 아무리 어렸을 때부터 천재라 불렸으면 무얼 어쩔 것이며, 심리학에 심취했으면 어쩔 것인가? 그 똑똑한 머리와 배워먹은 학문을 온통 자기의 변태적 욕망을 정당화하기 위해서 쓰고 있는데. 단 한 작품도 빼놓을 것 없이 구토를 유발하지만 두 번째 단편, <욕구불만>은 그 절정이다.

남성이 다수의 여성과 잠자리를 함께 하는 건 다다익선이지만, 여성이 다수의 남성과 잠자리를 함께 생물학적인 숙명 때문에 매우 문제가 많댄다. 심리학만 배우셨는 줄 알았는데, 히틀러 우생학까지 마스터하셨다. 거룩한 외경심이 절로 솟구치지 않는가?

그 다음의 문장은 너무나도 대단해 남자인 나로서도 말문이 턱턱 막히기에 그대로 옮긴다. 한 글자 빼놓으면 그 문자의 아름다움이 흐트러질까 두려워 그대로 옮겼으니 잘 읽으시길 바란다.

문명의 진보는 항상 인구를 감소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한다. 여성의 인권을 지키기 위해 중혼죄나 간통죄 등의 법률이 만들어지자, 점점 출산율이 줄어들었다. 여성도 모든 것을 제 멋대로 하고 싶어 했다. 침대에서는 남자에게 온갖 서비스를 요구하는 주제에 아기를 낳기 싫어했다. 그리고 머리 좋은 아기를 만들어 사람들에게 자랑하고 싶어, 겨우 하나 아니면 둘만 낳아서 철저하게 교육을 시켰다. 소수정예주의라고나 해야 할까? 이러한 교육 마마에게 걸린 아이들이 불쌍하다. 그 경우의 남자이이는 격심한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가진 채 성장하여, 여성에게 흥미를 느끼지 않게 되어 버린다. 그래서 점점 더 인구는 줄어드는 것이다.

- 44~45p에서 발췌 -

페미니즘까지 끌어들이면 글이 끝날 줄을 모를테니, 그건 집어치우고 밑줄 친 부분이라도 잠시 훑고 지나가자. 여기서 심리학을 배우셨다는 작가의 역량이 훌륭하게 드러나는데, 요즘 웬만큼 미친 지그문트 선생의 광신자께서도 저런 헛소리를 감히 못하신다. 대한민국 대표 마초로 유명하신 이문열 선생도 이분 앞에선 명함도 못 내밀고 깨갱하실지도 모를 일이다.

길 한가운데서 모이를 쪼아 먹고 있던 참새는 발사된 나의 정액에 다리가 묶이고, 가스카의 정액에 눈을 맞아, 멋지게 벌렁 나자빠졌다. 그 모습이 너무 우스워서 우리는 눈물을 흘리면서 배를 잡고 웃었다.

아아, 이 얼마나 유쾌한 한때인가. 이 가뿐한 즐거움이야말로 자위의 특징이 아닌가. 저 축축하고 지지부진한 남녀관계에 비한다면, 이 얼마나 산뜻하고 야성적이고 아름다운가. 이것이 바로 남성의 섹스이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남성의 행위인 것이다.

- 49~50p 발췌 -

참으로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이 작가는 정상인이 아닌, 심각한 변태이기에 내가 구구절절 반박할 필요도 없겠다. 지나가는 동물의 발과 눈알에 정액을 쏟아부어놓고서는 그걸 상쾌하다고 생각하는 인간이 과연 정상인일까? 작가에게 묻고 싶다. 왜 그토록 정상인을 변태로 몰아놓고선, 막상 진정한 똘아이인 자기 자신은 분석하지 않는가? 나같은 허접쟁이가 봐도 당신은 절대 정상인이 아니다. 분명 어렸을 때 리비도를 억압당해서 어줍잖은 정신분석학 이론으로 사회적 약자를 변태로 몰고, 자기 자신의 더러운 욕망을 작품에 투사하는 싸이코에 불과하다. 내가 당신의 더러운 배설물이나 구경하려고 돈을 지불한 줄 아나? 사양하도록 하겠다.

아, 그만하자. 조금만 더 하면 흥분해 버릴 것 같은데, 이런 변태 작가에 내 아까운 시간을 쏟아붓는다는 것 자체가 미치도록 굴욕적이다. 워워, 진정하자.

참, 혹시나 이 작가의 변태스러움을 좀 더 본격적으로 맛보고 싶은 분께는 다섯 번째 단편,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와 아홉 번째 단편, <원시공동체>를 적극 추천하는 바, 꼭 읽어보시길 바란다.

이런 책을 사는 걸 보면 요즘 책 고르는 감이 바닥까지 떨어졌나 본데, 정말이지 슬프기 그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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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yueri 2006-11-01 1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로 아래에 리뷰 쓴 사람입니다. 검은사슴님의 사과를 받겠습니다 흐흐흐.... 그래도 저는 2천원 안되는 돈으로 헌책을 샀기에 망정이지-_- 제값 주고 이 책을 사신 검은사슴님의 침통한 심정은 얼마나 크시겠습니까. 넘어져도 빈손으로 일어나지 않으시고 이렇게 훌륭한 리뷰를 남기시니 존경스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