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제국 김영하 컬렉션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06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이야기꾼 김영하가 3년만에 내는 장편소설이라 그런지, 책을 기다리는 동안 기대는 풍선처럼 점점 부풀어 올랐다. 택배기사가 책을 놓고 갔고 박스를 열어 책을 들어올렸다. 아, 시각적인 기대를 충족시켜주는 멋진 표지. 적절한 두께. 완벽하다.

그리고 읽어내려갔고, 덮었다. 소재는 썩 신선했고 그 자체만으로도, 마음에 쏙 들었다.

그런데 문뜩 2년 전에 읽었던 <아랑은 왜>가 그리워졌다.

태연자약하게 뻥을 치면서 탄탄한 플롯을 짜나가던 그 모습은 어디갔을까. <빛의 제국>은 문학동네에 연재하던 걸 그만두고 다시점으로 재구성하여 다시 써내려간 작품이라 들었는데, 김영하의 고정 독자로서 그건 조금 과한 욕심이었거나 잘못된 선택이 아니었나 싶다. 시점의 변화에서 많은 정보를 얻기보다는, 이야기의 흐름에 방해되는 감정의 단절이 더 컸기 때문이다.

아, 이젠 정말로 2년 전에 읽었던 <아랑은 왜>가 그리워진다.

ps. 그렇지만 난 김영하의 작풍이 답보하거나 과거로 회귀하는 건 원하지 않는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것, 이것이 이야기꾼 김영하의 매력 아니던가. 그러기에, 아쉬움을 뒤로하고 김영하의 다음 작품을 또 참고 참으며 기다리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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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뽀스 2007-06-08 1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영하님 여행기 시리즈로 나오나 봐요.
하이델베르크는 출간되었고 다음편은 도쿄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