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반 스케치 핸드북 : 태블릿 드로잉 어반 스케치 핸드북
우마 켈커 지음, 허보미 옮김 / EJONG(이종문화사)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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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지만 도구를 준비해 적지 않은 시간을 들여 그림 한 점을 완성한 후 다시 도구를 씻고 말린 후 정리하는 일

련의 과정에 살짝 피로감을 느끼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귀차니즘이 더해지면 자연스레 그림 그리기는 큰맘 먹지 않는 이상 가까이하기 힘들어지고 그림 실력의 정체란 악순환이 이어진다. 유명 브랜드의 화구인 경우 몇 개만 들여도 출혈이 큰 것 또한 단점 중 하나다. 그래서 좀 더 손쉽고 편하게 그리고 지속적인 활용을 통한 그림 실력의 향상을 위해서라도 프로크리에이트를 사용해 보기로 했다. 특히 늘 관심은 많지만, 어렵게 느껴졌던 어반 스케치를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생겨 기꺼운 마음으로 책을 펼쳤다.

책은 디지털 드로잉 유저의 대다수가 사용하는 프로크리에이트와 유화에 최적화된 아트레이지를 중심으로 설명하고 있다. 전문가의 손길이 느껴지는 다양한 드로잉이 수록되어 있어 보고만 있어도 그림을 그려 보고 싶은 의욕이 마구 샘솟는다. 크게 '어반 스케치'와 '갤러리' 두 영역으로 나뉘어 있는데 첫 번째 파트에서는 초보자들이 익혀두면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소프트웨어 툴에 대해 설명하고, 두 번째 파트에서는 독자들이 참고할 만한 실내와 야외 풍경의 어반 스케치를 감상할 수 있다. 핸드북답게 사이즈가 콤팩트하고, 제본 방식이 깔끔한 데다 180도로 잘 펼쳐지는 형태라 야외에서 보기에도 참 좋을 것 같다.

다만, 살짝 아쉬운 점은 바로 다음과 같다.

이 책은 설명서가 아닙니다.

오히려 하나로 완성되는 다양한 아이디어와 영감의 커닝 페이퍼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단계별 설명이 필요할 때는 어플 설명서나 사용자 커뮤니티 그리고 유튜브 영상을 참고하면 됩니다.

본문 내용 중 p.22, 25

지털 기기를 이용한 어반 스케치의 기술적인 습득을 기대하며 책을 펼친 디지털 드로잉 입문자에게는 적지 않은 당혹감과 실망감을 안겨줄 수 있는 부분이다. 멋진 작품들이 가득한데 '어떻게'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이 제시돼 있지 않아 입문자보다는 프로크리에이트를 어느 정도 사용해 본 중급자 이상에게 적합할 것 같다. 책에 안내되어 있는 것처럼 프로크리에이트 소프트웨어의 사용 난이도가 '상'이라면 책 내용만으로는 디지털 드로잉을 처음 시작하는 입문자가 소화하기에 무리가 있을 것 같다. 입문자의 눈높이에 맞춰 2-3가지 정도 따라서 연습하며 다양한 툴을 익힐 수 있는 부분이 없는 점이 가장 아쉽게 느껴진다. 또한, 이런 내용을 미리 책 소개 부분에 정확히 안내해 주면 독자의 입장에서 자신의 수준에 맞는 책을 고르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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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는 이렇게 쓴다
나카무라 구니오 지음, 이현욱 옮김 / 밀리언서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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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아침 5시에 일어나 4시간 동안 원고지 20매를 쓰고, 두 시간 달리기를 통한 철저한 자기 관리로 재능을 뛰어넘는 성실한 노력파! 무라카미 하루키. 그는 일본 현대문학의 거장이자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작가이며 번역가로도 유명하다. 학창 시절, 그의 대표작인 '노르웨이의 숲' (국내에서는 '상실의 시대'로 번역됨)이 꽤 인기를 끌어 시류에 쓸려 나도 읽었던 적이 있다. 그런데 그 당시 그의 작품 세계를 이해하기에는 역량이 부족한 데다 소설 전반적으로 암울하고 무거운 분위기와 익숙지 않은 원색적인 묘사로 그다지 만족감이 크지는 않았던 작품이다. 세월이 조금 흘러 이번에는 '라오스에 대체 뭐가 있는데요?'라는 여행 에세이를 골랐는데, 이 책 역시 별 감흥을 느끼지 못하고 초반에 몇 페이지 읽다 덮었던 기억이 있다.



그렇게 무라카미 하루키는 분명 대문호로서 각인되어 있지만, 딱히 마음을 파고드는 작품을 만나지 못해 아쉬웠다. 그러던 중 일본 원서를 본격적으로 읽기 시작하면서, 숙제처럼 남아 있던 그의 작품을 다시 진지하게 마주하고 싶어져 대표작을 몇 권 구입했다. 그런데 이렇게 시기적절하게 '하루키는 이렇게 쓴다.'라는 신간을 먼저 읽게 돼 그의 작품 세계를 이해하는 데 정말 많은 도움이 됐다.

책을 쓴 저자는 하루키의 작품에 심취해 문학의 매력에 사로잡혀 작가가 됐다고 하는데 하루키에 대한 애정, 관찰력, 분석력이 정말 감탄스럽다. 무라카미 하루키에게 배우는 '맛있는 문장' 쓰는 47가지 규칙이란 부제에 걸맞게 책장에 꽂힌 하루키의 명작을 꺼내들어 낱장으로 찢은 후 카테고리별로 분류해 정리한 듯한 열정과 수고가 고스란히 전해졌다. 하루키의 에세이 '나는 여행기를 이렇게 쓴다.'에 대한 오마주가 느껴지는 '하루키는 이렇게 쓴다'라는 제목부터가 그의 열혈 하루키스트답다.


라카미 하루키는 분명 자신만의 독특한 개성과 매력이 있는 작가다.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와 같이 수수께끼 같은 긴 제목을 붙이기도 하고, '1973년의 핀볼'처럼 구체적인 연도를 쓰기도 한다. '샐러드를 좋아하는 사자'나 '밸런타인데이의 무말랭이'처럼 전혀 어울리지 않는 단어를 연결해 호기심을 자아내는가 하면, 일본보다는 한국과 대만에서 더욱 붐이 됐던 '소확행'과 같은 참신한 신조어를 사용하거나 다양한 작품에서 같은 등장인물이 등장해 반가움을 안겨주기도 한다. 또한 독특한 방법으로 음식 먹는 방법을 서술하고, 색에 상징을 부여하며 고전음악의 아름다운 세계를 표현한다. 기발한 장치를 요소요소에 배치하거나 다양한 참신한 시도도 그렇지만 특히 하루키가 범세계적인 작가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공감 능력을 바탕으로 한 인류 보편적 감성을 문장으로 표현하는 탁월함 때문이 아닐까 싶다.


아무리 우리에 맞게 역사를 다시 써도 벗어날 방법, 숨길 방법 그런 건 없다.만약 방법이 있다면 상대가 인정할 만큼의 사죄하는 것, 그것뿐이다.


내가 대표할 수 있는 것 그리고 내가 대표해야 하는 것은 일본이 아니다.오직 나의 신념뿐이다. 작가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인간의 품격이다.소설가는 예술인이기 이전에 자유인이어야 한다.

p. 59 폐쇄적, 배타적, 집단주의 성향이 강한 모국 일본에 일갈하는 소신 발언

이 책은 하루키의 다양한 명작 중 대표 샘플러를 잘 선별해 먹기 좋게 독자들 입에 쏙쏙 넣어준 맛있는 안내서였다. 단순히 글 잘 쓰는 작가 하루키를 넘어 인간 무라카미 하루키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 수 있어 신선했고, 인간미 넘치는 예술인이자 영향력 있는 지식인의 다양한 작품을 이제 슬슬 한두 권씩 읽어나갈 원동력이 되어준 것 같다. 일상적인 날들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하루키의 발견을 그의 명작에서 앞으로 차근히 만나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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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으로 끝내는 HSK 단어장 1-4급 - 1200개 단어를 375문장으로 끝내기 문장으로 끝내는 HSK 단어장
최은정 지음 / 시원스쿨닷컴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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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언어는 과연 무엇일까? 영어일 거라는 많은 사람들의 예상을 깨고, 당당히 1위를 거머쥔 언어는 다름 아닌 중국어다. 스페인어, 영어와 함께 세계 3대 언어 중 최정상을 찍고 있는 중국어 학습의 필요성은 중국의 경제 성장과 더불어 향후 더욱 피부로 느낄 것이 자명하다. 영어와 일본어가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면 나도 꼭 도전해 보고 싶은 언어, 중국어! 오늘은 중국어 학습에 도움이 될만한 책을 소개하려고 한다.

HSK란?

영어에 TOEIC, 일본어에 JLPT가 있다면 중국어에는 HSK가 있다!

HSK는 중국어가 모국어가 아닌 사람들을 대상으로 중국 정부 유일의 중국어 능력을 평가하는 시험으로 실생활에서의 중국어 운용 능력을 검증받을 수 있다. 평가 영역은 듣기, 독해, 쓰기가 해당되며 1급부터 6급까지 분류되는데, 6급이 가장 상위 급수다.

본 도서의 특징

인적으로 외국어 학습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단어 암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영어를 공부할 때도 학창 시절부터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할 수밖에 없던 영역이 단어였는데, 주변에서 외국어 공부하는 모습을 보면 안타깝게도 시험용 공부에 너무 길들여진 탓에 '한국어 : 외국어'식의 1:1 대응으로 아까운 시간과 노력을 허비하는 경우가 참 많다. 이렇게 아무 맥락도 없이 단어의 뜻만 외우는 방법은 휘발성이 강해 금방 잊어버리기 쉽고, 막상 회화할 때 외운 단어를 문장으로 구성해 말하기 어려운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그래서 단어의 바른 쓰임을 익히기 위해서는 어떤 언어가 됐든 문장으로 익히는 것을 모든 언어 고수들이 추천하는 방법이다.

책의 부제 역시 '1,200개 단어를 375 문장으로 끝내기'인 만큼 각 급수별 필수 단어를 문장으로 구성해 제공하고 있다. 입문자를 위한 1~2급은 300단어 75문장, 3급은 300단어 100문장, 4급은 600단어 200문장과 5급 미리 맛보기 1,300단어를 수록했다. 1~4급을 15일이나 30일 플랜으로 편성해 학습자의 수준과 상황에 따라 학습할 수 있도록 안내돼 있고, 문장은 짤막하며 쉬운 데다 일상적인 내용이라 정말 유용하다. 각 유닛이 끝날 때마다 짤막한 문법 설명과 문제 풀이가, 각 급수가 끝날 때마다 HSK 미니 모의고사가 실려 있어 실전 감각을 익히기에도 좋다. 핵심만 콤팩트하게 담아 분량이 부담스럽지 않아 중국어를 처음 접하는 학습자에게 정말 딱이다. 도서 구입자에 한해 기출 성우의 무료 MP3 및 테스트지가 PDF로 제공돼 여러 번 인쇄해 사용하기 편리하다.

다만, 중국어를 처음 시작하는 입문자의 경우 단어장의 문장을 어느 정도 소화하려면 성조나 발음, 기초 문법 정도는 따로 공부한 후 학습하는 편이 효과적일 것 같다. 자격증 공부가 단지 시험 통과용 학습이라 저평가하는 사람들도 많겠지만, 내 경험상 더 넓은 언어의 바다에서 마음껏 유영하기 위한 초석이 돼주는 것은 분명하다. 중국어 하면 HSK인 만큼 시험 대비용 단어장을 찾는 수험생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무료 자료 다운로드

학습에 꼭 필요한 MP3 및 PDF 무료 자료는 도서에 안내된 경로가 잘못돼서 '커뮤니티 → 공부 자료실 → 48번 글'로 접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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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친구가 될 식물을 찾아 주는 식물 사진관 - 포토그래퍼의 반려식물도감
이정현 지음 / 아라크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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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도착해 택배 포장지를 단숨에 뜯고 나도 모르게 터져 나온 감탄사! 책을 펼치기도 전에 감성적인 표지 사진에 마음이 포근해진다. 이렇게 사람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는 포토그래퍼는 어떤 문장으로 또 독자들을 매료시킬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책장을 한번 휘리릭 넘겨보니 역시 제목답게 다양한 싱그러운 초록 사진이 먼저 눈길을 끈다. 투박한 자기계발서에 비해 한 손에 잡기에도 편한 사이즈라 살짝 아담한데 도톰히 두께감이 있어 귀여우면서도 동시에 내용에 대한 기대감이 몽글몽글 피어오른다.


상 및 공기 정화를 위해 실내에서 기르는 반려 식물에 대한 관심이 고조된 지는 벌써 한참 된 것 같다. 나도 2년 전에 지금 살고 있는 집으로 이사를 오면서 삭막한 집 안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큰맘 먹고, 몇몇 초록이들을 들였다. 딱히 전부터 식물에 흥미가 있거나 식물을 무척 좋아하던 건 아니다. 살랑살랑 봄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오며 가며 지나치던 꽃집에서 충동적으로 구입한 허브같이 예민한 아이들을 한 달도 못 돼 떠나보내던 프로 식물 킬러였다. 다행히 지금은 키도 제법 자라고, 잎사귀도 꽤 풍성해져 몬스테라, 벤자민, 여인초 형님들과 로즈마리, 애플민트, 스킨답서스, 은사철 쪼매난 미니미 사형제들을 잘 키우고 있다.


물에 관심이 생기다 보니 좀 더 건강히 잘 기르고 싶고, 종류에 따른 특징에 대해서도 알고 싶어 선택한 도서였는데, 식물 초보에게 딱 적당할 만큼의 정보와 감성적 사진에 어울리는 글에 공감과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다. 식물과 만나다, 식물을 공부하다, 식물이 있는 시간 총 3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50여 가지의 다양한 특색 있는 식물들과의 만남은 정말 즐거웠다. 식물 기르기에 가장 핵심적인 빛, 물, 온도와 관련된 정보를 각 첫 장에 실었으며, 포토그래퍼로서 식물을 찍으며 느낀 점이나 식물을 기르며 알게 된 정보 및 감상들을 사진과 잘 어우러지게 풀어냈다.


가의 말처럼 반려 식물을 기르는 사람이라면 초록색이라 할지라도 각자의 식물이 품고 있는 색깔이 미묘하게 다름을 알 것이다. 그 싱그러운 초록빛을 사시사철 가까이에서 음미할 수 있는 건 삶에서 느낄 수 있는 작은 행복임에 틀림없다. 무지와 무관심에서 비롯된 식물과의 작별을 겪으며 마음을 다잡고 하나둘씩 시행착오를 통해 성장하는 작가의 여정을 보니 나의 실패와 나의 부족함도 투영돼 진한 공감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가까이에서 세심하게 관찰하고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해 주어 식물과 교감할 수 있는 부지런함을 지니고 싶어졌다. 책에 소개된 그동안 몰랐던 다양한 식물들이 궁금해 이번 주 퇴근길에는 꽃집에 한번 들러봐야겠다. 한 번에 후다닥 읽어 버리기에는 너무 아까워서 곁에 두고두고 꺼내 읽으면 마음도 초록빛으로 물들 것 같다. 주변에 식물 초보자가 있다면 한 권 사서 살짝 건네고 싶은, 올 가을에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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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뇌과학 - 이중언어자의 뇌로 보는 언어의 비밀 쓸모 많은 뇌과학
알베르트 코스타 지음, 김유경 옮김 / 현대지성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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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벌 시대에 걸맞게 주변에서 이중 언어는 물론 다중 언어를 구사하는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우리 삶 깊숙이 침투한 영어의 홍수에 잠식당한 현실 속에서 다른 언어는 제쳐두고 영어라도 꼭 마스터해 이중 언어 구사자의 대열에 오르고 싶은 소망을 품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입시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영어 때문에 고민하는 수험생, 유학을 위해 어학 점수가 필요한 유학생, 승진 때문에 영어로 발목 잡힌 직장인, 아이들 영어 교육을 위해 스스로 공부하는 학부모 등 각자 저마다의 이유는 다르지만, 오늘도 영어 실력 향상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수많은 영어 학습자들에게 뇌와 언어의 관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책이 출간돼 반가움을 안긴다.

이 책은 이중 언어 현상에 관한 다양한 연구를 통해 언어가 주의력, 학습, 감정, 의사 결정 등을 포함한 다른 인지 영역들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1장에서는 이중 언어에 노출된 아기들이 보이는 유의미한 특징을 보여주고 2장에서는 성인에 초점을 맞춰 인지 신경과학과 신경심리학을 바탕으로 한 이중언어 구사자의 뇌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소개한다. 3장에서는 일반적인 언어 처리 과정에서 이중 언어 학습 및 사용 결과를 분석한다. 4장에서는 이중 언어 사용이 다른 인지 능력, 특히 주의 체계 발달에 끼치는 영향을 다룬다. 마지막으로 5장에서는 외국어 사용이 의사 결정 과정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 알아본다.

먹고, 자고, 배설하는 본능에 충실한 아기들을 과소평가하지 말라!

수면이 일상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아기들에게는 과연 우리가 모르는 어떤 놀라운 능력이 있을까? 아기들은 누군가의 말을 들을 때 통계적 규칙성을 탐색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이중 언어에 노출된 아기들의 경우 두 언어의 차이를 인지하고 구분한다. 다만, 사회적 상호 작용 없이 텔레비전이나 음원 듣기를 통한 수동적인 노출은 그다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때문에 자녀의 외국어 실력 향상을 기대하는 부모라면 의사소통을 통한 상호 작용의 환경을 조성해 주길 권한다.

이중 언어 구사자의 주목할 만한 특징은?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주의력이 높아지고, 특정 인지 능력을 효율적으로 향상시킨다. 그뿐만 아니라 새로운 언어를 습득할 때 유리하며, 타인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능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 더불어 좌뇌 하두정엽 피질의 회색질 밀도를 높이고 신경망이 활성화돼 뇌 발달에도 영향을 미친다. 두 언어를 규칙적으로 사용하면 언어 통제 과정과 실행 통제 체계 과정이 활성화되며, 멀티태스킹도 잘 할 수 있다. 언어 학습이 뇌에 미치는 영향에 습득 연령과 습득 능력 중 어느 것이 우위인지 아직 좀 더 연구가 필요하지만 통사론적 처리 과정에 있어서 습득 연령이 더 중요했다고 한다.

외국어를 두 개 이상 공부한 사람들은 회화 시 서로 다른 외국어 간섭으로 당황했던 적이 있을 것이다. 한 예로 영어와 일본어를 공부하는 나의 경우 영어로 대화할 때 "우리 좀 싸웠어."라고 말한다는 게 "We had a little 喧嘩(fight)."라고 실수하기도 했다. 특히, 외국어 실력이 초급일 때는 좀 더 빈번하게 일어나는 경향이 있었는데, 역시 이러한 언어 간의 간섭 빈도는 꾸준한 연습으로 극복 가능할 것이다.

뇌과학에 관한 배경지식과 글을 이해하는 역량 부족으로 책장이 쉽게 넘어가는 책은 아니었다.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번역가의 설명 외 첨가한 괄호 안의 불필요한 부연 설명이 과했던 점도 문장을 매끄럽게 읽는 데 방해 요소가 된 것 같다. 더불어 명확한 결론을 내기에는 아직 미지의 영역이 생각보다 많아 '~ 아직 정확히는 말할 수 없다. 좀 더 연구가 필요하다.'로 매듭짓는 문장이 많았던 점도 아쉽게 다가왔다. 하지만, 외국어 학습에 대한 과학적인 방향성이 보여 한번 읽어볼 만한 가치는 충분히 있다고 본다.

⊙ 함께 읽으면 좋은 책 : 언어발달의 수수께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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