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대의 책이다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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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함









좋은 책이란

그대 자신을 다시 만나게 해주는

거울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인사말 중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작 '나는 그대의 책이다'는 독자를 주인공으로 하여 책의 안내에 따라 4원소 즉, 공기, 흙, 불, 물의 세계를 여행하는 독특한 컨셉을 취한다. 독자는 모든 근심이나 걱정 따위를 잊고, 오롯이 책에게 기대 꿈을 꾸게 될 것이며 모험 여행을 떠나는 것에 대한 계약도 서두에 맺는다. 책이 이끄는 대로 독서 중인 자신의 육체를 이탈하여, 얼마 되지 않는 상상력 한 줌과 부푼 기대를 챙겨 기꺼이 이 여행에 동행해 보기로 한다.


첫 번째, 책이 인도한 곳은 공기의 세계다. 이곳에서는 눈에 보이지 않는 ‘생각과 인식의 영역’을 상징한다. 독자는 사건을 따라가기보다 자신의 사고 흐름을 관찰하게 된다. 공기처럼 생각은 늘 존재하지만 쉽게 인식되지 않으며, 방향과 속도에 따라 삶의 태도를 바꾼다. 공기의 세계는 판단을 멈추고 사유를 자각하게 만드는 출발점으로, 인간을 움직이는 힘이 현실보다 보이지 않는 생각에 있음을 일깨운다.


독자여, 그대는 이제 알게 되었을 것이다. 이 세계와 우주를 가장 잘 발견할 수 있는 사람은 다른 어느 누구도 아니고 바로 그대 자신이라는 것을. (중략) 그대의 길은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길이고, 그 길로 그대를 이끌 수 있는 사람은 오직 그대뿐이기 때문이다. p.63




두 번째, 흙의 세계에서는 생각에서 벗어나 현실과 감각의 영역으로 내려오는 공간이다. 공기의 세계가 인식과 사유를 다뤘다면, 흙의 세계는 터전, 안식처 같은 환경처럼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히는 것들에 집중한다. 더불어 감정, 상상력, 직관, 의식, 영감의 정신적 오감, 나만의 무기에 대해서도 다룬다. 독자의 일상과 직접 연결된 상징들로 구성된 세계다. 추상적인 사고가 실제 삶에서 어떻게 형태를 갖는지를 보여주며, 생각만으로는 변화할 수 없고 행동과 선택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세 번째, 불의 세계는 인생의 다양한 고난과 정면으로 맞서는 공간이다. 이곳의 불은 분투이자 열정의 상징으로, 투쟁에 대한 두려움과 개인적인 적, 제재와 조직의 압박, 질병과 불운, 죽음의 그림자까지를 한꺼번에 드러낸다. 무엇보다 가장 치열한 전장은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다. 불의 세계는 피할수록 커지는 고난을 응시하게 만들며, 맞서 싸우는 과정 속에서만 삶의 방향과 용기가 단련된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설령 패한다 하더라도 그리 대수로울 것이 없다는 편한 마음을 가지라. 만에 하나 실패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받아들이되, 결투의 미학은 포기하지 말라. 지더라도 멋있게 지기를 소망하라. 그대에게 승리를 안겨 줄 수 있는 것은 그대의 무기가 아니다. 적을 꿰뚫어 보는 그대의 능력이다. p. 100


보라, 패자의 모습을. 그대가 예전엔 미처 생각하지 못했겠지만, 무릇 세상 일이 뜻대로 안 돌아가면 누구나 저렇게 꼬꾸라져 땅에 입 맞출 때가 있게 마련이다. 그에게 몸을 숙여 감사의 뜻을 표하라. 멋있게 싸워 준 것에 대해서, 그로 인하여 얻은 깨우침에 대하여. 언제나 그대의 적들에게 감사해야 한다. 그들이 없다면 그대가 발전하지 않을 테니 말이다. p.102


마지막, 물의 세계는 투쟁 이후에 도달하는 회복과 흐름의 공간이다. 지친 정신을 씻고 다시 흘러가게 만드는 단계다. 물은 고정되지 않고 형태를 바꾸며, 기억과 감정, 관계를 부드럽게 연결한다. 이곳에서 독자는 붙잡아 온 집착을 내려놓고, 받아들이는 힘을 배운다. 물의 세계는 모든 것을 통제하려는 태도에서 벗어나, 삶의 리듬에 몸을 맡길 때 비로소 균형이 찾아온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이 책은 정신의 비상을 통해 스스로를 들여다보게 만든다. 이야기를 따라가는 동안 독자는 책을 읽는 사람이 아니라, 책 속의 주인공이 되어 어느새 스며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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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광고 카피 도감
오하림 지음 / 서교책방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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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함.




광고 카피는 짧지만 결코 가볍지 않다. 한 문장 안에 감정과 정보, 이미지가 동시에 설계되어 있어 읽는 순간 머릿속에 장면이 그려진다. 쉬운 표현으로 리듬과 여백을 남겨 여운을 만들고, 보는 이의 경험과 맞닿아 자연스럽게 공감을 이끌어낸다. 말하지 않은 부분까지 상상하게 만드는 힘, 그 치밀한 압축과 계산이 바로 광고 카피의 가장 큰 특징이다.

글쓰기의 최전선에서 센스있는 카피라이터의 엄선된 명문을 통해 일본어까지 함께 익힐 수 있는 『일본 광고 카피 도감』 그동안 출간된 광고 카피 관련 일본어 도서들과 달리, 원문 그대로 읽을 수 있는 자료가 풍부하고 저자의 깊이 있는 해설이 더해져 읽는 재미가 크다. 세월을 거쳐 축적된 다양한 광고 카피를 따라가다 보면 일본인의 삶과 문화가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언어 학습서를 넘어 문화 교양서로도 손색이 없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점점 더 까다로워진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고, 결국 행동까지 이끌어내는 단 한 줄의 힘. 그 정수를 살짝 맛보자면!

習慣になった努力を、実力と呼ぶ。

습관이 된 노력을 실력이라 부른다. p.44

「好きすぎる」は、才能。

「好きすぎる」= 専門性なのですから。

"너무 좋아"는 재능입니다.

"너무 좋아"는 곧 전문성이니까요. p.53

저는 어린 시절 무언가를 끝까지 좋아해 본 사람이라면,

그만이 가지는 '반짝이는 무언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대상이 연인이든 아이돌이든 애니메이션 속 주인공이든

상관없습니다. 사무치게 좋아한 경험이 있다면,

그 자체가 곧 스펙이라고 생각해요. p.54-55

私はまだ何者でもない。

だから、何にでもなれる。

나는 아직 아무것도 아니다.

그래서 무엇이든 될 수 있다. p.124

학창 시절만 해도 학업 외의 일에 노력을 쏟는 건 시간 낭비로 여겨지던 때가 있었다. 다행히도 이제는 시대가 많이 달라진 것 같다. 무언가에 뜨거운 한때를 보낼 수 있다는 건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이자, 실패투성이의 도전과 모험 또한 인생에는 반드시 필요하다. 성과주의와 실용주의의 정점을 찍던 시대의 터널을 지나, 성공의 끝자락을 좇아 무던히 애쓰며 한숨 지었던 지난날을 돌아보니 이제서야 그런 생각이 겨우 든다. 꿈과 열정이 있는 한 청춘이라고 하지 않던가. 완생을 꿈꾸며 미생으로 허덕이는 수많은 이들의 등을 이 문장들이 조용히 토닥여주는 듯해, 묘한 위안을 받는다.




10代で口ずさんだ歌を、人は一生、口ずさむ。

10대에 흥얼거리던 노래를 사람은 평생 흥얼거린다. p.128


90년대 대표적인 감성 아이콘이라면 역시 마이마이와 워크맨을 빼놓을 수 없다. 국산은 마이마이, 일본 소니는 워크맨이었던 듯. 요 아이들은 그 시절 등하굣길의 소울 메이트였던 휴대용 음향 기기로, A면을 다 듣고 나면 B면으로 뒤집어야 하는 번거로움부터 좋아하는 곡만 반복해 듣다 보면 금세 늘어지는 테이프의 짧은 수명까지 단점투성이였다. 휴대폰 하나로 무한대의 음악을 즐길 수 있는 지금에 와서 돌이켜 보면, CDP와 MP3, PMP까지, 그 시절을 어떻게 버텼나 싶어 새삼 격세지감을 느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워크맨의 버튼을 꾹 눌러 ‘찰칵’ 재생시켜 번거롭게 즐겨 듣던 10대의 음악은 여전히 소중한 추억으로 남아 있다. 이 광고의 카피처럼 말이다. 그때만큼 음악을 온전히 즐기던 시절이 또 있었을까. 특히 야자 시간에 선생님 몰래 듣던 라디오의 음악들은 진정 꿀맛이었지. 영상을 찾아보니 모델이 각키라서 더 반가웠던 광고!

心に、冒険を。

마음에, 모험을.

신초샤 여름추천 도서 100선 p.150

2008년부터 신초샤는 매해 여름이면 추천 도서 목록을 선보인다고 한다. 사랑하게 되는 책, 감동적인 책, 생각하게 하는 책, 충격적인 책, 울게 하는 책까지 다섯 개 부문으로 나누어 각 20권씩 소개하는 구성인데, 일서 덕후에게 꽤 유용한 정보일 것 같아 공유해 본다.


사실 나는 모국어 같은 매끄러운 번역이나 세련된 편집의 예쁜 책을 선호하는 편인데, 요번 신간은 그런 면에서 살짝 마이너스다. 하지만, 그런 예쁜 책보다 더 마음이 가는 건 깊은 울림이 있고, 진솔하며 새로운 관점을 제시해 문득문득 다시 펼쳐보고 싶어지는 책이다. 꼭 사람처럼 말이다. 첫인상은 별 감흥이 없더라도 만나면 만날수록 더 알고 싶어지는 매력적인 사람처럼, 책도 그렇다. 겉멋 부리지 않고, 읽을 가치가 무엇인지 분명히 전해주는 책.

일본어 덕후인 터라 일본 광고 관련 신간은 되도록 빠짐없이 챙겨 보는 편인데, 이 책은 정말 ‘찐’이다. 국경을 넘어 인류 보편의 감성에, 특히 같은 동양권의 정서에 맞닿는 지점이 많아 흐뭇하게 공감하게 된다. 대수롭지 않게 흘려보내는 일상의 사소한 순간을 세심하게 관찰해 언어로 길어 올린 광고 카피 속에서, 일본어 그 이상의 감동과 여운을 느낄 수 있어 더욱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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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광고 카피 도감
오하림 지음 / 서교책방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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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광고 카피로 일본어 그 이상의 감동과 여운까지 즐길 수 있는 신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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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과 글의 지성을 깨우는 필사 노트
양원근 지음 / 정민미디어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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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함.




최근 몇 년, 국문은 물론이고, 영어나 일본어 같은 외국어 필사 관련 신간이 많이 출간돼 참 반갑다. 좋은 글을 많이 접하면서 따라 적어보고 음미하며 명문장의 참뜻을 내면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접했던 다양한 필사 도서와 달리 신간 '말과 글의 지성을 깨우는 필사노트'는 오로지 말과 글에 집중하며 품격 있는 말과 글의 향유를 돕는다.

말과 글은 단순한 표현 수단이 아니라 사고의 수준을 그대로 드러내는 거울이다. 생각이 정리되지 않으면 말은 흩어지고, 사고의 구조가 약하면 글은 설득력을 잃는다. 그래서 말과 글의 실력은 곧 생각하는 힘과 직결된다. 이를 향상시키는 데 가장 확실하면서도 오래된 방법이 필사다.



필사는 좋은 문장을 그대로 옮겨 적는 과정에서 문장의 리듬과 논리, 어휘 선택의 기준을 몸으로 익히게 만든다. 눈으로 읽을 때는 스쳐 지나가던 표현도 손으로 쓰는 순간 구조가 보이고 의도가 느껴진다. 이 축적은 말하기에도 영향을 미친다. 자주 필사한 문장은 필요할 때 자연스럽게 떠오르고, 말의 흐름을 안정시킨다.

글 역시 마찬가지다. 필사를 통해 쌓인 문장 감각은 글을 쓸 때 방향을 잡아 주고, 불필요한 군더더기를 덜어 준다. 결국 필사는 남의 문장을 반복하는 훈련이 아니라, 자신의 말과 글을 단단하게 만드는 가장 느리지만 확실한 성장 방식이다.




이 책에서는 말과 글에 관련된 다양한 명문장을 엄선하고 저자의 깊은 사유가 더해져, 갇힌 시각을 틔워준다. 문장을 베끼는 데서 그치지 않고 왜 이 문장이 힘을 갖는지 생각하게 만들며, 말과 글을 대하는 태도 자체를 돌아보게 한다. 필사를 통해 표현을 소유하고 사고를 정제해 가고 싶은 이들에게, 차분히 오래 남는 길잡이가 되어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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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후 나에게 - Q&A a day (10주년 기념 한정판 필사 노트 세트)
포터 스타일 지음, 정지현 옮김 / 토네이도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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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함.







기록은 휘발될 수 있는 순간의 생각과 감정을 오롯이 남길 수 있는 편리한 방법이다. 기억은 불완전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흐려지기 때문에, 기록은 이를 보완하는 가장 현실적인 수단이 된다. 글로 적는 과정에서 생각은 정리된다. 막연했던 감정과 판단은 문장을 갖추며 구조를 얻고, 스스로의 사고를 한 발 떨어진 거리에서 바라볼 수 있게 된다. 이 과정은 생각의 깊이를 만들고, 감정에 휘둘리지 않게 돕는다.

또한 기록은 성장의 흔적을 남긴다. 눈에 띄지 않던 변화도 기록을 통해 이전과 비교할 수 있고, 반복되는 선택과 패턴 역시 분명해진다. 빠르게 소비되는 일상 속에서 기록은 경험을 의미 있는 축적으로 바꾼다. 사소한 메모 하나가 훗날 방향을 잃지 않게 하는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5년 후 나에게 - Q&A a day'는 기록을 위한 가장 훌륭한 도구가 되어줄 것이다. 이 다이어리북은 15년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며 그 효용을 증명받았다. 365개의 질문을 통해 5년간 1,825개의 답변을 적어보면서 자신의 일상에서 느끼는 매 순간의 생각과 감정을 기록해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5년간 질문에 답해 볼 수 있는 다이어리북 10주년 기념 필사북 두 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휴대하기 편한 앙증맞은 사이즈(10 x 15cm)로, 일본 문고본과 비슷한 크기다. 고풍스럽고 클래식한 양장본 외관에 먼저 마음이 끌린다. 오래 두고 써야 하는 다이어리북인만큼 견고하고 유행 타지 않는 심플한 디자인이 무척 마음에 든다. 작지만 센스 있게 챙긴 가름끈 180도로 활짝 펼쳐져 글씨 쓰기에도 불편하지 않도록 배려한 점이 눈에 띈다.




다이어리 북의 경우 원문의 영어와 번역본 질문이 함께 실려 있다. 1,825개의 다양한 질문에 대답해 보면서 5년간 자신의 특징을 파악해 보고 변화된 모습을 비교해 보는 것도 참 흥미로울 것 같다. 새해 들어 외국어 공부와 관련해 짤막하게 작문을 해보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이 다이어리 북을 활용해 영어와 일본어로 대답해 보면서 꾸준히 연습하면 많은 도움이 될 듯하다.





필사북은 타이탄의 도구들, 우리는 모두 죽는다는 것을 기억하라, 지금 하지 않으면 언제 하겠는가, 키다리 아저씨, 불안 대신 인문학을 선택했습니다 등 다양한 명저에서 발췌한 문장들을 필사하며 음미해 볼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부담스럽지 않은 짤막한 분량의 명문장들을 따라 써보며 매일매일 독서의 습관을 기를 수 있는 점이 장점이다.


새해를 맞이해 함께 좋은 습관 형성을 위해 주변인들에게 선물하기에도 안성맞춤이다. 꾸준한 기록을 통해 성장하는 자신의 모습을 관찰하는 것도 삶의 큰 기쁨이 될 것 같다. 다이어리 북과 함께 성장할 5년 후의 미래가 벌써부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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