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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어휘력 - 언어의 한계를 넘어 마음의 세계를 넓히는 일주일 단어 수업
조아란.권희.이정윤 지음 / 페이지2(page2) / 2026년 8월
평점 :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함.

기쁘거나 놀라거나 속상할 때 흔히 내뱉게 되는 '대박', 이 단어에는 다양한 감정들이 내포돼 있다. 내가 느끼는 감정이 정확히 어떤 상태인지 찬찬히 들여다보며 생각하려 하지 않는다. 아무리 효율과 속도를 강조하는 시대라지만, 자신의 감정에조차 그런 잣대를 들이대는 건 너무 박정한 기분마저 든다.
심리학에 감정 세분화라는 용어가 있는데 자신의 감정을 세분화하여 구분하는 능력이 높을수록 감정에 덜 휘둘리며 스트레스에도 좀 더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고 한다. UCLA 교수 매슈 리버먼의 연구에 의하면 감정에 이름을 붙일 때 뇌에서 위협과 위험을 감지하는 편도체의 활동이 감소하기도 한단다. (프롤로그 중)
'마음의 어휘력'은 무뎌딘 감정을 벼리고 세분화하여 알맞은 어휘를 찾아 더 이상 감정에 휘둘리는 것이 아니라 내가 진정 감정의 주인이 될 수 있도록 안내한다. 다양한 어휘들 속에서 불안한 마음이나 관계 속에서 방황할 때, 복잡한 생각의 파도에 휩쓸려 잠 못 이룰 때, 상처받았을 때, 무너진 마음을 일으켜 세울 때, 좀 더 나를 다정하게 돌보며 기쁨을 찾을 때, 다시금 살아갈 용기가 필요할 때 힘이 되어줄 단어들과 만나볼 수 있다. 요일별로 이런 소주제를 정해 심리학을 기반으로 다양한 언어와 인문학적 해설이 더해져 나 자신의 감정에 투영해 편안히 읽기 좋다.
특히, 마음에 와닿았던 부분에 대해 살펴보자면,
월요일의 사티_Sati
팔리어로 '알아차림'을 뜻한다. 지금 이 순간의 감각과 생각을 판단하거나 바꾸려 하지 않고, 그저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마음가짐이다. 불교에서는 이를 '정념(正念)'이라고도 부른다. (p.15)
곰곰이 생각해 보면 하루 일과 중 마음이 오롯이 현재에 머물러 있는 순간은 거의 없는 것 같다. 아침을 먹으면서도 오늘 해야 할 일의 우선순위를 떠올리고, 운동을 하며 이어폰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를 듣는가 싶다가도 금세 다른 잡념에 사로잡힌다.
출근길 풍경을 바라보며 계절의 변화를 느껴보거나, 차 한 잔을 마시면서 온도와 향을 천천히 음미해 보는 것. 그런 현재의 사소함을 즐기는 연습을 해보고 싶어졌다. 마음을 자꾸 먼 미래로 흘려보내지 말고 오로지 지금 이 순간의 소소함을 만끽할 수 있는 여유를 길러보자!
수요일의 휘게_Hygge
덴마크어로 '아늑함', '따뜻함', '편안함' 등을 뜻하며 덴마크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단어 중 하나다. 덴마크 사람들은 춥고 긴 겨울과 어둠을 나기 위해 내부의 온도를 높이고 사랑하는 사람과 온기를 나누거나, 혼자서 고요히 책을 읽으며 오랜 시간을 보낸다. (p.92)
오랜만에 연차를 낸 수요일. 느긋하게 늦잠도 자고, 최애 음악을 들으며 마음에 드는 식단으로 아침도 챙겨 먹었다. 도서관에서 잔뜩 빌려온 책과 모처럼 주문한 원서를 골라 읽다가, 오후의 햇살이 부드러워질 즈음에는 자전거를 타고 동네 한 바퀴.
편애하는 빵집에 들러 몇 가지 빵을 고르고 차도 끓여 함께 맛봤다. 특별할 것 하나 없지만 내가 좋아하는 일들로 빈틈없이 채운 하루야말로 온전한 ‘휘게’ 그 자체!

목요일의 코모레비_木漏れ日
나뭇잎 사이로 스며드는 햇빛을 뜻한다. 나무를 뜻하는 '코', 새어 나온다는 의미의 '모레', 해를 뜻하는 '비'가 합쳐진 말이다. 나뭇가지 사이를 통과한 햇살이 바람에 흔들리며 땅 위에서 반짝이는 짧은 순간을 표현하는 단어이다.
일본어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단어 ‘코모레비’를 실어주신 저자분의 탁월한 언어 선택 센스에 일단 감탄 좀 하고! :) 우리말의 ‘윤슬’처럼 듣기만 해도 풍경이 떠오르는 참 어여쁜 단어다.
한들한들 흔들리는 싱그러운 초록 나뭇잎 사이로 투명한 햇살이 잘게 부서져 내리는 풍경은 상상만으로도 마음을 흐뭇하게 만든다.
언제, 어디서든 흔하게 마주치는 일상의 풍경 속에도 아름다움은 존재한다. 다만 익숙함에 가려 미처 발견하지 못할 뿐인지도 모른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을 조금 더 새로운 시선과 다정한 관찰력으로 바라보며, 평범한 순간들 속에 숨어 있는 아름다움과 감사함을 발견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