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포포 매거진 POPOPO Magazine Vol.07 - Special Issue DIVERSITY
포포포 편집부 지음 / 포포포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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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 POPOPO

connecting PeOple with POtential and POssibilities

가능성, 그중에서도 엄마의 잠재력에 주목


책을 즐겨 읽기 시작하면서 민음사의 '릿터', '한편'을 정기 구독하거나 바다출판사의 '뉴필로소퍼', '우먼카인드', '스켑틱', '서울리뷰오브북스'와 같은 잡지를 종종 구입해 읽는다. 최근에는 전자도서관에서도 다양한 전자 잡지를 열람할 수 있어 매월 감사히 보고 있는데, 진취적인 여성들의 삶, 특히 '엄마'를 집중 조명한 '포포포'를 알게 된 게 큰 수확이었다. 우리 사회에서 여자로 살아간다는 의미, 즉 '결혼-임신-출산-양육-경력 단절'로 이어지는 숙명적 굴레, 여전히 여성에게 강요되는 희생, 엄마를 위한 사회 제도 및 정책 부재 등에 관해 주의를 환기시킨다. 더불어 다양한 여성들의 삶을 통해 해결책도 모색해 보는 점이 인상 깊었다. 한글뿐만 아니라 영문 기사도 함께 병기되어 있는 점도 매우 마음에 든다.

이번 신간 7호는 다양성을 주제로 '친절, 존중, 관용, 이해' 4가지 키워드를 다룬다. '엄마라는 멸종 위기'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엄마로 살아가는 여성들을 위한, 아니 사실 우리 공동체 모두를 위한 문제 해결 방안으로 '다양성'을 제시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강타해 3년이란 기나긴 고통의 터널을 지나면서 특정 인종에 대한 혐오와 차별을 접하며 이 네 가지 덕목의 중요성을 절감할 수 있었다. 특히, 유구한 역사 동안 단일 민족으로 깊이 뿌리내려온 우리 민족의 특성상 글로벌 시대의 정점에서 가장 부족한 의식이 '다양성 존중'이라고 생각한다.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젠더, 세대, 지역, 정치 성향 등 여러 분야에서의 대립 또한 바로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자세'에서 기인하기에 '다양성'이란 주제가 더욱더 유의미하게 다가온다.




친절 Kindness

인간이 사회화, 학습화되어 배울 수 있는 것 중의 최전선에는 '친절'이 있다. 오늘 처음 만난 이의 호의가 때로는 그날의 판도를, 누군가의 인생을 바꾼다. 그렇게 학습되어 새겨진 친절은 또 다른 누군가에게로 돌고 돌아 세상을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동력이 된다. 혼자서는 영원히 알 수 없을 친절을 우리는 어디서 묻혀 왔을까? 아무런 대가 없이 기꺼이 나의 일부를 내어주었던 마지막 기억은 언제에 머무르는가? 그 기억의 흔적을 더듬어 가는 것에서부터 시작해 보자. (p. 7)






















존중 Respect

1859년 출간된 「종의 기원」에서 다윈은 "지구상에서 살아남는 종족은 가장 강한 종족도 아니고 가장 지적인 종족도 아닌 환경 변화에 가장 잘 적응하는 종족이다"라고 기록했다. 팬데믹이라는 시대의 국면을 맞이한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생존'을 위한 '공존'을 고민하고 있다. 편리에 의해서라면 그것이 아마존의 밀림이건 인간관계이건 간편하게 삭제하는 논리에 익숙해진 현대인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아마도 우리는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마음에서 새로운 길을 찾아낼 것이다.(p.49)





관용 Generosity

있는 그대로 무언가를 받아들이기 위해 때로는 뼈를 깎는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경험하지 못한 어떤 삶이 온전히 내 책임으로 주어졌을 때, 질병이나 사고 등 급작스럽게 가족의 돌봄을 떠안게 되었을 때, 그 무게에 짓눌려 스스로를 향한 비난의 화살로 돌리는 돌봄의 당사자들을 목격한다. 그러나 그 누구의 탓도, 잘못도 아니다. 관용은 타인에게만 적용하는 렌즈가 아니다. 누군가를 지키기 위해서는 나 자신을 돌보는 것도 잊지 않아야 한다. (p.111)


이해 Understanding

삶은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감당하기 어려운 삶의 파도에 휩쓸렸을 때 그저 무력하게 받아들인다는 생각에 갇힐 때가 있다. 그러나 실상은 이 현실의 무게를 수용하고 버티기로, 용기 있고 담대하게 헤쳐 나가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우리는 그저 각자의 영화를 만들어가는 중이다. 이 클라이맥스가 지나면 다음 씬에서는 어떤 길이 등장할지 모른다. 버틴다는 표현이 버겁다면 그냥 가보자. 느릿느릿 기어서라도. 삶의 어느 지점에 갇혀 나아가지 못하는 동력을 잃지 않도록. (p.175)



포포포에 실린 대부분의 기사는 유학, 취업, 이민, 여행 등으로 외국 문화를 경험한 기고자의 글이었다. 다양성 존중과 관련된 해외의 여러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점이 신선했다. 미국의 다양성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친절 캠페인, 매 순간 불편한 일상을 마주하며 서로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이탈리아, 느리지만 자연스러움을 지향하는 독일, 조급증을 내려놓고 자유를 찾아 떠난 세계 여행 도전 가족 등. 필자들의 시선을 따라 이방인으로서 느낀 생경함에 공감하며, 선진국의 성숙한 시민 의식에 우리의 문제를 투영해 볼 수 있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 관한 인터뷰와 전쟁 관련 그림책 정보도 눈여겨볼만했다.

출산 후 많은 여성들이 필연적으로 겪을 수밖에 없는 경력 단절 속에서도 정체성을 찾기 위해 진취적인 행보를 이어나가는 컬크러쉬 폭발 여성들, 노년에도 꿈을 이루기 위해 분투하며 황금 노후를 보내는 열혈 여성, 장애에 대한 사회적인 편견을 극복하며 아이와 함께 더불어 성장하는 엄마들 등 부모로서의 책임과 자아실현 사이에서 고민하는 이 땅의 많은 엄마들에게 희망 처방전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더불어 여성들이 일과 육아를 행복하게 병행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의 인식을 제고하고, 사회적 공감과 연대를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 추천하고 싶다.

- 본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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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다 이모티콘 승인 작가 씨엠제이가 알려주는 승인율 99.9% 이모티콘 만들기 - 아이디어만 있으면 그림 못 그려도 이모티콘 작가가 될 수 있다!
씨엠제이(최민정) 지음 / 한빛미디어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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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개인으로 가장 많은 이모티콘을 출시한 이모티콘 작가가 전수해 주는 승인율 99.9% 이모티콘 만들기. 저자는 카카오 이모티콘을 비롯해 판매 중인 이모티콘이 총 200여 개가 넘고, 10대, 20대 다운로드 1위 이모티콘 출시 등의 기록 및 각종 광고 공모전과 콘텐츠 공모전에서 수십 회 수상한 화려한 경력도 보유했다. 더욱 놀라운 건 미술 전공자도 아니고 대학 시절 취미로 시작한 일이 직업이 된 성덕 중 성덕이다.

코로나 시대를 거쳐오면서 비대면 서비스 이용률의 급증으로 이모티콘 시장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모티콘 제작 및 판매는 수입이 불안정한 탓에 주수입을 기대하긴 힘들지만, 취미로 즐기면서 소소한 부수입으로 삼기 좋다. 미술계열 전공자가 아니어도 도전하기 쉽고, 초기 투입 비용이 적으며 탄력적인 업무 시간 등의 장점이 있어 진입 장벽이 낮은 편이다.

이모티콘은 한 번 만들어 등록해 두면 소액일지라도 꾸준히 수익이 발생하며 카카오 이모티콘은 경쟁이 치열한 만큼 수익성이 가장 높다. 네이버 OGQ 마켓은 미승인 사유를 알려주고, 분배율도 가장 높다. 라인 이모티콘은 외국어 이모티콘 판매에 유리하다. 밴드 스티컵샵은 가장 적은 개수로 제안이 가능하다.

이모티콘의 종류에는 정적 이모티콘, 동적 이모티콘, 음성 이모티콘, 큰 이모티콘이 있는데 초보자가 도전해 보기 가장 수월한 것은 정적 이모티콘이다. 현재 출시된 작품 중 깔끔한 글자 위주의 이모티콘은 제작이 크게 어렵지 않을 것 같아 보이는데, 나는 도서와 외국어 학습 관련 블로거인 만큼 우선 쉬운 정적 이모티콘부터 제작해서 포스팅 시 사용할 수 있으면 그것만으로도 좋을 것 같다.

이모티콘을 만드는 프로그램으로는 포토샵, 일러스트레이터, 프로크리에이트, 클립 스튜디오가 있는데 각 프로그램의 장단점도 자세히 안내되어 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이모티콘 제작 기반 프로그램이 포토샵 위주의 설명이라 해당 프로그램이 없는 독자는 실습이 힘들 것 같다. 각종 공모전에서 수상 이력 다운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참신한 소재가 비단 이모티콘 제작뿐만 아니라 새로운 영감을 얻기 좋은 자료가 되어 참 흥미롭게 읽었다. 이모티콘의 주소비자가 주로 Z세대인 점을 감안한다면 그들이 사용하는 신조어나 유행어와 같은 최신 언어 트렌드에 민감해야 할 것 같다.

각 세대별 이모티콘 선호도나 취향, 클릭을 유도하는 상품명 짓기, 캐릭터 만들기와 메시지 구성하기 기술, 상위권 이모티콘의 특성 분석, 승인 비법, 이모티콘 제작 실전 등 실용적인 꿀팁이 가득해 유용했다. 책의 장점은 이모티콘 시장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돕고, 승인과 미승인된 다양한 캐릭터를 통해 자신만의 캐릭터를 창조하는 데 많은 영감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아 이모티콘 제작에 관심과 흥미가 있는 독자라면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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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의 힘 2 (10주년 기념 김창열 특별판) - 최고의 나를 만드는 62장의 그림 습관 그림의 힘 시리즈 2
김선현 지음 / 세계사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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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치료계 최고 권위자로 20여 년간 미술치료 현장에서 그림을 통해 많은 이들이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심리적 위안을 얻을 수 있도록 인도한 김선현 교수의 '그림의 힘 2' 개정판이 출간됐다. 7년 전쯤 1편이 출간됐을 때도 명화는 물론 따뜻한 글이 마음의 비타민이 되어줘 완독 후 몇 권 구입해 지인들에게 선물했을 정도다.

2편에서도 인생이란 항해에서 다양한 난관에 봉착한 순간, 곁에서 든든한 지원군이 될 62점의 명화와 만나볼 수 있다. 친숙한 화가의 유명한 그림은 반갑고, 새롭게 접한 화가의 생소한 그림은 또 다른 작품을 찾아보고 싶게 만드는 마력이 있다. 그림과 관련된 비하인드 스토리는 흥미롭고, 그림에 대한 해설은 감상의 집중력과 관찰력을 높이는 데 견인을 해준다. 과학적으로 입증된 그림의 가치나 예술적 지식을 얻는 즐거움도 있다.

일 년에 한 번은 시야를 바꿀 수 있도록 쉬어라.

나무가 너무 빽빽하면 숲을 볼 수 없다.

프랭클린 루스벨트

성취를 강요받는 바쁜 일상의 숱한 갈등 상황에서 마음의 여유를 찾고, 부정적인 감정을 누그러뜨려 긍정에 한 발 다가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눈앞에 급급한 문제에서 한 발짝 뒤로 물러서 보다 넓게, 보다 깊게 관조할 수 있는 지혜를 얻을 수 있다. 무엇보다 자신의 내면과 마주하여 자신을 사랑할 수 있는 힘을 길러준다. 특히, 겨우내 얼어붙었던 대지를 포근히 감싸 초록빛 새 생명을 움트게 하는 봄 햇살 같은 저자의 입말글에 지친 등을 토닥토닥, 쓰담쓰담 위로받을 수 있어 선물하기에도 딱 좋은 도서이다. 게다가, 중간중간 필사하고 싶은 명언도 원문과 함께 수록되어 있는 점도 매우 마음에 든다.




주로 지식 습득 위주의 활자 빽빽한 실용서를 자주 읽던 탓에 피로한 독서 생활에 명화와 함께 행간 여유로운 이런 힐링 도서 덕분으로 활력과 동력을 얻을 수 있었다. 생소하고 어렵게만 느껴지던 명화를 좀 더 쉽고, 편하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어 추천하고 싶다. 한 번만 읽고 덮어두기에는 너무 아까운 책이라 책상 가까운 책장에 꽂아두고, 위안이 필요할 때마다 휘리릭 넘긴 페이지의 '그림의 힘'으로 마음의 에너지 충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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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우연들
김초엽 지음 / 열림원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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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관심을 갖고 조금씩 읽다 보니 돌아서면 증발되는 여운을 조금이나마 붙들어두고자 줄거리를 요약하거나 생각과 느낌도 기록하고 싶어졌다. 영어책 100권, 일어책 100권, 한글책 그보다 조금 더 많이 읽고 기록하면서 초반과 근래의 서평을 비교해 보면 그나마 조금 성장한 듯 보이긴 하지만, 역시 만족스러운 수준은 절대 아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작법서나 작가들의 글쓰기 관련 도서에도 흥미를 갖게 됐는데, '관내 분실'과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으로 유명한 김초엽 작가의 에세이 출간은 그래서 더 참 반가웠다. 역시 소설가 다운 반짝이는 문장들이 곳곳에 포진된 이번 작품은 그녀의 개인적인 면모를 좀 더 들여다볼 수 있어 친근감이 들었다. 과학도 출신의 지성미와 이룬 성취에 비한 겸손함, 따뜻한 인간미까지 참 호감형 작가다.

SF에 대한 그녀의 철학, 작가로서의 고뇌와 보람, 창작을 위한 방대한 읽기와 쓰기의 반복 속에서 얻은 깨달음과 성장을 엿보며 나 또한 새로운 영감과 자극을 받았다. 굳이 고르라면 이과보단 문과 성향에 좀 더 무게 중심이 기우는 내가 그녀의 심도 있는 과학 세계를 이해하기는 버거웠지만, 그만큼 그동안 관심 없는 분야에 대한 호기심이 일기엔 충분했다. 뿐만 아니라 인간 중심에서 탈피해 비인간 존재에 대해 고찰할 수 있는 SF라는 장르에 대한 매력을 살짝 맛볼 수 있었던 점도 수확이라면 수확이다.

특히 과학뿐만 아니라 소설가란 창작의 고뇌 여정에서 그녀에게 자양분이 된 수많은 도서를 엿볼 수 있는 점이 흥미로웠다. 독서에 대한 열정이 몽글몽글 피어오르기 시작한 나 같은 새내기 독자에게 책 속의 책을 통해 파생 독서로 안내하는 부록의 도서 목록도 그녀의 꼼꼼한 배려가 엿보여 고마웠다. 출간된 김초엽 작가의 소설과 그녀에게 영감을 준 도서들을 찾아 읽으며 관심 없던 SF 세계를 음미하고 과학의 바다에서 유영한 후 다시 이 책을 읽으면 좀 더 많은 문장을 흡수할 수 있을 것 같아 재독할 날을 기대해 본다.

아이돌의 눈부신 화려한 퍼포먼스가 그녀의 소설이라면, 무대 뒤에서 흘린 땀방울과 내밀한 사적 이야기는 이 에세이가 될 것이다. 새내기 작가로서 겪었던 좌충우돌 생존기이자 혼란의 독서 여정에서 재능보다는 노력이라 말하는 그녀의 겸손을 통해 나의 글쓰기도 조금은 성장할 수 있다는 희망을 읽었다. 이성적인 과학의 토대에서 따뜻한 문학의 힘으로 승화하는 Z세대의 대표 작가로 한창 진화에 전화를 거듭하고 있는 그녀의 추후 행보도 열렬히 응원하고 싶다.

SF는 비인간 존재들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데에 탁월한 장르다. 어쩌면 좀 과다하게 부풀려진 인간 존재의 중요성을 조심스레 축소해 제자리에 돌려놓는다는 점에서, 인간의 지각과 감각의 한계를 잠깐이라도 넘어보도록 요구 하나는 점에서, SF는 인간중심주의라는 오랜 천동설을 뒤집는다. 나는 SF가 수행하는 그 불완전한 시도들을 좋아한다.

글 쓰는 일은 때로 세계 전체를 뭉쳐 내 손 위에 가져다 놓고, 과거와 현재 곳곳으로 나를 데려가 주는 빽빽한 거미줄 위에서 벌어지는 화려한 작업 같다가도, 때로는 나를 뚝 떼어내 좁고 작은방, 오직 책들로만 둘러싸인 방에 고립시킨다. 재미있지만 가끔은 심심하고 외롭고 심지어 고통스러울 때도 있다. 도저히 앞이 보이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럴 때 책상 위에 놓인 작법서와 작가들의 에세이는 마음을 진정시켜준다.

p.154-155

어떤 책들이 우리를 생각지도 못했던 낯선 세계로 이끈다면, 책방은 그 우연한 마주침을 가능하게 하는 통로다. 좀 더 많은 책이 그렇게 우연히 우리에게 도달하면 좋겠다. 우리 각자가 지닌 닫힌 세계에 금이 간다거나 하는 거창한 일까지는 일어나지 않더라도, 적어도 우리는 조금 말랑하고 유연해질 것이다. 어쩌면 그냥, 그런 우연한 충돌을 일상에 더해가는 것만으로 충분할지도.

p.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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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해력 유치원 - 우리 아이 문해력 발달의 모든 것
최나야 외 지음 / EBS BOOKS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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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질적 문맹 사회, 대한민국 문해력 실태!

최근 한 카페에서 올린 '심심한 사과의 말씀'이란 표현에 일부 네티즌들이 '지루하고 재미없는 사과'로 오독해 MZ 세대의 문해력 논란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EBS '당신의 문해력'이란 프로그램을 통해 성인들은 물론 아이들의 심각한 문해력 수준에 대해 알 수 있었는데 한국인의 문맹률은 1% 라지만, 실질적 문맹률은 75%라는 설이 더욱더 피부로 와닿는 요즘이다. 최근 교육부도 2022 개정 교육 과정에 초등학교 국어 과목에 기초한 문해력 교육을 강화해 기존보다 34시간이 늘어날 계획이라고 발표해 그 심각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문해력이란?

이렇게 한국 사회를 들끓게 만든 문해력 논란! 우선, 문해력의 정의부터 살펴보자. 문해력(文解力)이란 문자와 글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읽고 쓰는 능력을 말한다. 단순히 읽고 쓰는 능력을 넘어 주어진 정보를 파악하고 문제 해결을 위해 활용하는 능력까지 아우르는 개념이다. 문해력이 부족하면 일상생활에서 소통의 어려움을 겪을 수 있고, 이는 자존감이나 문제 해결, 사회관계와도 직결돼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 데 큰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

 

 

 

유아기의 문해력 증진 지도 방향

이렇게 중요한 문해력을 배움의 초기 단계인 유아기에 어떻게 도와주면 좋을까? 우선, 유아기의 효과적인 능력 배양을 위해서는 유아의 특징과 발달 과정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유아 = 놀이', '유아 = 흥미'의 공식을 꼭 기억해야 한다. 유아는 집중 시간이 매우 짧기 때문에 자신이 흥미를 느끼는 활동에 몰입할 때 집중 시간이 지속돼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또한, 자신에게 유의미한 환경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학습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초등학교처럼 교과목으로 나누어 일방적으로 읽고 쓰게 하는 지도하는 방법은 유아의 발달 특성상 적합하지 않으며 오히려 학습에 대한 거부감을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유아의 흥미를 바탕으로 일상생활 속 자연스러운 맥락에서 풍부한 문해 환경에서 읽기 및 쓰기 지도를 지향해야 한다. 더불어 성인 및 또래와의 상호작용도 매우 중요하다.

 

참고로, 유치원이나 어린이집과 같은 유아 교육기관에서는 유아들에게 친숙한 유치원(어린이집), 봄, 여름, 가을, 겨울, 가족, 우리 동네, 교통기관, 우리나라, 세계 여러 나라, 환경, 생활 도구 등과 같은 주제를 선정해 다양한 관련 놀이를 중심으로 진행한다. 이런 과정에서 문해력뿐만 아니라 인지, 정서, 사회 등 전인적인 발달을 도모할 수 있다.

 

 

 

구체적인 활동 방법 제시

400쪽에 육박하는 방대한 내용으로 살펴보는 데 시간적인 소요가 꽤 컸는데, 역시 EBS '당신의 문해력'과 '문해력 유치원' 제작에 참여한 서울대 아동가족학과 최나야 교수팀의 저서라 유아교육 현장에서 언어 활동으로 실제 진행되고 있는 실용적인 내용들이 수록돼 정말 흡족했다. 주요 콘텐츠는 이름으로 시작하는 문해 활동, 디지털 미디어, 환경 인쇄물, 글 없는 그림책, 실외활동, 대근육을 이용한 활동, 마트를 이용한 활동, 요리 활동, 소근육 활동, 도서관 활동, 자모책, 식당 관련 활동을 주제로 다양한 활동을 싣고 있다. 대상 연령은 2세 ~ 저학년까지 활용이 가능한데 제시된 연령은 만 나이로 보인다.

 

 

추천 활동 1, 이름으로 시작하기

유아들에게 가장 친숙한 글자라면 단연코 자신의 이름일 것이다. 특히, 유아교육 기관에 다니는 영유아라면 더욱더 그럴 수밖에 없는데, 신발장, 가방장, 옷걸이, 마스크, 물통, 칫솔, 색연필 등 다양한 물품에서 발견하게 되는 자신의 이름을 하루에도 수십 번씩 눈도장 찍기 때문이다. 과자로 이름 구성하기, 글자 카드로 이름 조합하고 새로운 다양한 단어도 만들기, 엉덩이로 이름 쓰기, 무지개 색종이 바닥에 깔고 소금으로 덮어 이름 쓰기, 하얀색 크레파스로 이름 쓰고 물감으로 칠하는 비밀 이름표 만들기, 지퍼백에 물감 짜넣어 밀봉 후 손가락으로 이름 쓰기 등이 있다.

 

[+ 보태기] 자연물을 이용해 이름을 만드는 것도 유아들이 매우 좋아해 추천한다. 봄에는 예쁜 꽃, 나뭇가지, 가을에는 알록달록 단풍잎이나 열매 등을 이용해 이름을 구성하다 보면 금세 멋진 작품으로 탄생한다. 아직 이름을 쓸 수 없는 어린 연령의 유아일 경우 테두리 글자를 제공해 그 위에 자연물을 붙이면 된다. 책에는 소금을 제시했는데, 워낙 호기심이 많은 유아들의 특성상 만져보다 소금의 염분으로 피부가 민감한 유아일 경우 피부 트러블이 발생할 수도 있어 모래나 밀가루 등으로 대체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추천활동 2, 환경 인쇄물 이용하기

도서, 신문, 잡지, 과자 포장지, 전단지, 간판, 제품 설명서 등 일상생활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자료를 활용한 활동이다. 벽면에 전지를 붙여 유아들이 좋아하는 과자 봉지 잘라 붙인 후 아는 글자 찾아 읽어 보기 - 돋보기와 졸보기를 활용, 환경 인쇄물 사진첩 만들기, 식품 이름 구매 목록 적기, 우리 집 간판 만들기 등이 있다.

 

[+ 보태기] 마트 전단지에는 다양한 실물 사진과 제품명, 가격까지 적혀있어 문해력 증진 자료로 매우 훌륭하다. 아직 글자를 읽을 수 없는 유아들도 사진 자료를 보며 단어가 글자로 표현되는 방법에 관심을 가질 수 있다. 그리고 몸에 좋은 자연식품 vs 몸에 좋지 않은 가공식품, 땅에서 얻는 식품 vs 물에서 얻는 식품과 같이 준거에 따라 분류한 후 읽어 보고 써보면 사고력과 문해력 증진에 굿! 유아들이 좋아하는 식품을 종이에 오려 붙여 글자를 따라 쓴 후 종이를 접어 책 만들어 읽어보는 것으로 활용해 볼 수도 있다.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한때 꽤 유행했던 스퀴시(과자나 아이스크림 등 포장지를 따라 그리고 색칠해서 만든 장난감)도 좋은 예가 되겠다.

 

이 밖에도 부모들의 골칫거리인 디지털 미디어의 바람직한 지도 방법, 문해력 증진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그림책을 활용한 활동과 책과 친숙해질 수 있는 방법도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글자를 쓰기 위해서는 연필을 쥐고 움직일 수 있도록 소근육의 힘을 기르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다양한 소근육 활동을 찾아서 제공해 주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양말과 신발 신기, 옷 단추나 지퍼 채우기, 숟가락질하기, 비누 칠해 손 씻기, 놀잇감 정리하기와 같이 일상생활에서 유아들이 소근육을 활용해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은 혼자 할 수 있도록 느긋하게 기다려주는 자세가 꼭 필요함을 잊지 말자!

 

 

유아 언어교육 부교재로 추천

각 주제별로 문해 활동에 대한 유아 교육 관련 전문 이론적인 근거까지 함께 수록돼 있어 독자의 이해를 돕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주로 유아교육 전공 서적에서 볼 수 있는 형태로 이론과 실제를 비전공자들의 눈높이에서 좀 더 쉽게 접할 수 있게 재구성한 점도 훌륭하다. 전문 용어의 경우 따로 사진 자료와 함께 상세한 설명을 더했고, 주요 내용에는 형광색으로 강조하여 중심 내용을 쉽게 파악할 수 있는 편집도 정말 친절하다. 유아 언어교육 부교재로도 진심 추천하고 싶고, 학부모, 유아교사, 유아교육 전공자 등 관심 있는 독자라면 유아교육계 저명한 전문가들로 라인업 된 참고문헌의 다양한 전문 서적을 찾아 읽어보는 것도 강추한다.

 

- 본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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