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 마사가 겪는 '이름 없는 병'은 결국 우리 모두가 조금씩 품고 사는 마음의 생채기를 대변하고 있는 것 같다.
자유분방을 넘어 위태로워 보이는 마사의 모습은 마치 부모라는 울타리 없이 자라난 잡초 같았다. 서로를 방치한 부모님 밑에서 그녀가 배운 것은 사랑이 아니라, '누구도 나를 구원해주지 않는다'는 지독한 외로움이었을지도 모른다. 그 결핍의 구멍을 메우려 서둘러 선택한 첫 번째 결혼이 'Sorrow'라는 슬픔의 마침표로 끝난 것은 어쩌면 예견된 일이 아닐까..
위태로운 잡초같은 마사의 모습.. 그리고 결핍을 메우려 서둘러 돈을 모아 집부터 사려 발버둥쳤던 나의 옛날 모습.. 그리고, 급하게 부천으로 이사갔다가..
이 먼 남쪽까지 급하게 계산없이 내려와버린 나의 모습이 자꾸 투영이 되었다..
읽는 내내 마사의 히스테릭한 행동을 묵묵히 받아내던 패트릭의 뒷모습에 자꾸만 눈길이 머물렀다.
나에게도 저런 항구가 있었다면, 나 역시 파도에 휩쓸리지 않고 조금 더 일찍 안정을 찾지 않았을까 하는 이기적인 질투심마저 들었다. 하지만 소설은 말한다. 패트릭이 곁에 있어도, 스스로가 '인간으로서 사는 재주가 없다'고 믿는 한 그 항구조차 파도에 잠길 수 있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