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의 '초인(Übermensch)'은 늘 새롭게 다가온다. 니체가 말하는 위버멘쉬는
종교나 신에게 의지하는 주체성 없는 의존적 인간보다 반복되는 역사
앞에서 굴복하지 않고 허무에 결연히 맞서는 사람이고 덧 없는 삶이
무한히 되풀이 되더라도 자신의 굳은 의지와 참된 용기로 비극적
운명마저도 받아들이고 사랑할 줄 아는 인간이다. 위버맨쉬는 비록 오늘도
불안정하지만 꿈을 품고 앞 날을 향해 떠나는 모두를 지칭한다. 비록
한국어로 초인이라 부르지만 니체가 가리키는 바는 '물리적ㆍ물질적인
힘'을 추구하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이 만든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 그
'창조적인 힘'으로 끊임없이 몰아치는 가혹한 삶의 고통과 허무를 매번
노래하고 춤추는 마음으로 극복하려는 의지를 가진 사람을 말한다. 즉,
삶이 가혹하다고 해서 이상적인 종교나 도덕, 이념으로 도피하는 것이
아니라, 그 가혹하고 불합리한 삶을 있는 그대로 마주보고 그것을
극복하는 삶에서 의미를 찾는 사람, 심지어 그 고통을 기꺼이 자신의
성장을 위한 자극제로 삼으려는 사람을 말하는 것이다. 이육사의 광야에
등장하는 '백마타고 오는 초인(超人)'이 생각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