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이는 전설의 도시로 거대한 신전과 수를 셀 수 없는 사제들과 제사장
(대부분이 여자인데 굉장히 예뻤다고 한다)들 그리고 발전된 문명임은 분명한데
아쉽게도 신들의 질투와 노여움의 대상이 되어 참혹한 전쟁의 소용돌이에
내몰리고 결국 비참한 종말을 맞이한다.
욕망, 광기, 허무, 멸망. 모든 비극은 인간의 욕망에서 출발한다. 그것이 인간에
대한 것이든, 권력에 대한 것이든, 외모에 대한 것이든 욕망은 결국 인간 혹은
국가를 파멸로 이끈다. 욕망의 결정체인 광기는 인간의 이성을 마비시키고
이성이 마비된 인간은 실수와 허점을 내보이며 이는 패배의 결정적 단서가 된다.
늘 그렇듯이 승자는 상대의 이러한 허점을 놓치지 않는다. 그리고 남은 것은
처참히 붕괴된 현실과 허무뿐이다. 위용을 자랑했던 신전도 성벽도 결국 재더미와
부서진 파편 신세가 된다. 인간의 허무는 자신이 자랑했던 그것의 붕괴에서 절정을
이루는데 트로이가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