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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단둘이 나주 여행
정서연 지음 / 스타북스 / 2024년 10월
평점 :
수십 년 걸었던 거리를 걷는다. 낯선 여행자의 시선이 아닌 익숙하고
정겨운 고향의 그 길을 엄마와 딸의 걸으며 삶의 터전이자 일상이었던
그곳을 담담하게 그려낸다. 그래서인지 저자는 프롤로그에 자신의
고향 나주를 이렇게 표현한다. '나주, 마음속 깊이 간직한 그립고 정든
나의 고향이다.'
어떤 시선으로 보느냐에 따라 모든 삶의 모습이 다르게 보인다. 저자도
그런것 같다. 시선이 바뀌면 대상이 바뀌는 것이 아니라 바라보는 면이
달라지기에 우리의 시선이 무엇을 바라보느냐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수없이 가보았던 알려진 곳부터 전혀 낯설고 새로운 장소는 묘한
이질감과 동질감을 동시에 가져 온다. 내 마음의 고향인 강릉이 그렇다.
신도시가 형성된 그곳은 마치 다른 곳인듯 하나 구 도심은 여전히 옛
기억을 가지고 있어 추억과 공존한다. 저자의 고향 나주도 그렇다.
저자는 이것을 새로운 감촉과 따뜻함으로 표현한다. '구도심의 남산은
지극히 평범하고 너무도 소박하다'
석관정 나루터에서 느끼는 '흐르는 강물처럼'의 기억은 여유로룸과
자유로움을 동시에 느끼게 하지만 역시나 인공미가 주는 답답함은
피할 수 없는 것 같다. 물론 저자는 이곳에서 평안함을 느꼈다. 음식에
지명이 붙은 몇 안되는 음식인 나주곰탕을 좋아한다. 덕분에 나주에
갔을 때 일부러 몇 군데 집을 다녀 보았고 입맛에 맞는 한 집을 발견하여
머무는 내내 식사를 했다. 우연히 가 보았던 1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나주교회는 고고함이라는 단어가 생각 났고 신숙주의 생가나 이순신
장군을 도왔던 나대용의 생가는 보존과 전승이라는 생각이 들게 했던
기억이다. 참고로 전라도는 전주와 나주의 앞글자를 가져와서 만든 지
명이다.
이 책에는 저자의 진심이 담겨 있다 단지 출판을 위한 책이 아니라
자신이 사랑하고 살아왔던 곳에 대한 애정이 문장 하나 사진 한장에서
절절히 느껴진다. 사람이 감출 수 없는 감정 중 하나인 사랑이다.
저자는 자신의 고향인 '나주'를 정말 사랑한다. 더불어 사랑하는
'엄마'와의 여행이라 더욱 그렇다. 여행은 자신을 돌아보는 좋은
기회가 된다. 자신을 발견하고 타인을 느끼며 그리고 함께가 되어 가는
과정이 여행이다. 우리의 삶이 긴 여행의 일부인 것도 그래서이다.
그리고 우리는 여전히 그 길 위에 서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정독 후 진솔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