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조. 이래저래 참 매력적인 인물이다. 조선 22대왕, 사도세자의
아들, 탕평을 펼쳐 정치에서 소외되었던 남인세력과 정적이었던
벽파(노론 계열로 영조의 세자가 폐위 ·아사한 사건을 중심으로
하는 당쟁에서 세자를 배척한 당파로 탕평책을 반대한 세력)의
세력까지 등용하며 정치적 통합을 이루기도 하였다. 이를 유지하기
위한 친위세력인 장용영(壯勇營)을 설치하여 정권의 물리력 확보를
꾀했고 규장각을 통한 청년친위세력을 확보하기도 했다. 이때 등용된
인물 중 대표되는 이가 박지원의 제자들인 서얼 출신 이덕무, 유득공,
박제가등이 있다. 이 책의 주제인 리더쉽은 천부적인 면도 있겠지만
대부분 학습과 훈련을 통해 이뤄진다. 조선시대에는 왕들에게 정치의
득실과 인물의 능력, 민생의 고락을 파악하는 현실적인 학문인 제왕학
(帝王學)을 가르치며 정치리더쉽을 향상시키고 실천하는 기반을 만든다.
성장과정에 맞춘 4단계(보양청-강학청-시강원-경연)의 교육을 통해
지속적인 제왕으로서의 리더쉽을 연마하였다. 특별히 선왕인 영조의
뒤를 이어 유학에서 이상적인 사회라 말해지는 삼대(三代)의 군주상인
군사(君師; 군주가 하늘을 대신하여 백성을 기르고 가르치는 존재)가
되고자 하였던 인물이다. 그는 사람의 등을 밟고 말에 오르는 것을
옳지 않다고 생각하여 하마석(下馬石, 말에 오르거나 내릴 때 딛는 돌)을
사용하기도 했다. 저자는 정조를 조선후기 르네상스를 이끈 군주라고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