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자평] 침묵을 닮은 음악

침묵을 닮은 음악
이활 지음 / 하움출판사 / 2023년 7월

간결하고 감각적인 단어 선택이 뚜렷한 책입니다.

침묵을 닮은 음악

침묵을 닮은 음악
이활 지음 / 하움출판사 / 2023년 7월

깊고 복잡한 감정을 단순히 말로 표현하기는 어렵다. 저자는 이러한 우리의 감정선을 따라 음악과 영화를 감상하며 느끼는 세세한 감정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쉽고 평범한 문장들로 그려내는 감정의 새로움에 대해 고독한 여행자의 시선에서 담담히 그러나 깊게 써 내려가며 메너리즘에 지쳤다면 화자의 이야기를 따라 천천히 걸어보길 권한다.

이 책 참 깔끔하다. 억지로 만들거나 뒤틀고 꼬아서 어렵게 하거나 하지 않는다. 날것 그대로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담백하다. 의도적 암시도 없고, 보이는대로, 생각하는대로 그대로 글로 옮겼다. 저자의 말에 의하면 '긴 것은 줄였고 어려운건 풀었다'라고 할 정도로 문장이 쉽다.

때론 남자의 섬세함이 돋보이기도 한다. 이 책이 그렇다. 글의 전개와 단어의 선택에서 혹 여자분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했을 정도로 글과 표현이 섬세하다. 섬세한 남성이 쓰는 침묵을 닮은 음악. 뭔가 새로운 느낌이다. 음악이 침묵을 닮을 수 있을까. 불현듯 봉쇄수도원 카르투시오가 생각났다. 일반인의 출입이 철저히 통제되며 규율이 엄격한 이곳을 그린 '위대한 침묵' 이라는 영화에서 오직 하나님을 향한 기도와 침묵과 고독의 삶을 살아가는 수도사 분들의 침묵이 음악을 닮은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저자의 글을 통해 '침묵을 닮은 음악'을 만나니 새롭다. 분명 그 분들은 침묵이라는 삶을 통해 신을 향한 음악을 완성해내고 있다.

이별에 대한 작가의 생각 역시 담백하다. '시작할 때는 우리가 가난해서 구걸하는 마음으로 서로를 찾았으나 끝날 때에는 서로에게 충분해서 각자에게 각자를 베푸는 자가 되리라'. 물론 희망을 이여기 하는 것이겠지만 강해진 이를 뿌듯한 뒷모습으로 떠나 보낼 수 있는 여유로움을 가진다면 헤어짐도 넉넉할 것 같다. 구구절절하지도 지지부진 하지도 않고 담백하게 헤어지는 그것 그렇게 할 수 있음이 내심 부럽기도 하다.

침묵은 소리없는 외침이고 침묵은 그 자체로 이미 자유로움이다. 그래서 저자는 스스로를 선장이 없는 배의 항해사라고 표현한다. 누구의 지시도 받지 않고 지도도 없지만 분명한 목적지가 있기에 결코 길을 잃을 염려가 없는 그런 항해사. 삶이라는 길에서도 그랬으면 좋겠다. 다른 사람의 시선과 소리에 귀 기울이느라 정작 자신의 길마저 잃어 버리는 우리네 현실 앞에 저자의 고독한 항해는 오히려 축복이다. 그런 길을 가는 저자를 응원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100자평] 인구 위기

인구 위기 - 스웨덴 출산율 대반전을 이끈 뮈르달 부부의 인구문제 해법
알바 뮈르달.군나르 뮈르달외 지음, 홍재웅.최정애 옮김 / 문예출판사 / 2023년 7월

인구소멸국가1호로 달려가는 우리에게 89년전 스웨덴이 답하는 책입니다.

인구위기

인구 위기 - 스웨덴 출산율 대반전을 이끈 뮈르달 부부의 인구문제 해법
알바 뮈르달.군나르 뮈르달외 지음, 홍재웅.최정애 옮김 / 문예출판사 / 2023년 7월

2022년 합계출산율 0.78%로 전 세계 출산율 최하위를 기록한 우리에게 인구학자인 데이비드 콜먼은 '대한민국은 인구소멸국가 1호가 될 것이다'라고 말한다. 실제로 서울에 혼자사는 1인 가구는 전체인구의 33.4%에 달하고 이중 딩크족(Double Income No Kids)이 절반에 달한다. 한때 '인구 절감 정책'으로 '하나 나아 잘 기르자'를 듣던 우리에겐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위의 결과만으로도 현재 우리의 현실이 여실히 드러난다. 이는 고령화와 저출산 거기에 사회적 불안감을 토대로한 사회문제로 저자는 이를 '인구위기'라고 칭한다. 놀랍게도 이 책은 1934년 스웨덴의 지독한 인구절벽의 해법으로 출간되어 무려 백여년이 지났음에도 작금의 우리의 현실에 비추어 볼때 충분히 적용가능한 내용들로 가득하다.

저자들은 변화하는 사회를 따라오지 못하는 정책과 과거지향적인 사고와 근본적인 대책의 부재가 이런 햔상들을 만든다고 말한다. 가족은 이미 산업화의 결과로 변화했고 추락하는 출산율은 그것을 입증하는 하나의 증거일 뿐이다. 많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변화는 필요하고 그 변화는 실제 시대의 발전과 완벽하게 일치한다. 변화하지 않는 사회는 도태되어 소멸될 뿐이다.

89년전 저자들은 출산과 육아의 관점에서 여성들에게 이 기간 전후의 직업 연속성에 대해 말하며 이것이 쉬워져야 출산에 적극적일 수 있다고 말한다. 출산과 동시에 경력 단절에 들어가야 하는 많은 이들을 보는 지금 우리의 현실과도 맞물리는 제안이다. 또한 주거 공간에 대한 문제와 교육에 대한 높은 욕구등은 출산을 꺼려하는 문제로 보는데 이 또한 우리와 대동소이하다. 저자들은 자녀에 집중한다. 자녀를 가짐으로 드는 비용을 줄여야하며 이는 가족의 지속적인 생활 향상 노력에 방해가 되기 때문이며 여성들의 사회 생활 유지에 저해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출산율 저하를 개인의 책임으로 놔둘것인지 정책적인 책임을 질것인지에 대한 저자들의 의견은 단호하다. '출산율 저하를 막기 위해서는 매우 급진적으로 분배정책및 사회정책을 변화시키는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저출산 문제는 단순히 태어나는 아이의 수를 늘리는 것이 아니다. 아이를 길러야 하는 부모의 환경, 아이가 태어나 살아야 할 환경 그리고 사회적 환경까지 전반적인 부분을 아울러야 하는 문제이다. 사후 약방문 식의 정책이나 보여주기식 정책으로는 흠집조차 내지 못하는 견고한 벽이다. 아이가 태어나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와 부모가 아이를 어떻게 양육해야 하는지에 대한 명쾌한 해답이 도출 되지 않는 한 저출산 문제는 영원한 숙제일 뿐이다. 인구소멸시대를 마주하는 우리에게 '인구위기'는 반드시 넘어야 할 난제이다. 이 책에서 인구소멸국가1호에게 89년전 스웨덴이 답하고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100자평] 조각가 김종영의 글과 그림

조각가 김종영의 글과 그림 - 불각(不刻)의 아름다움
김종영 지음 / 시공아트 / 2023년 7월

희대의 천재 조각가인 저자의 속내와 예술에 대한 진심을 알수 있는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