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함에서 벗어나 새로움에 다가가는 여정은 늘 긴장되고 흥분되는 과정이다. 나의
첫번째 파리가 그랬듯 저자의 파리도 그랬던것 같다. 필요한 각종 패스도 구입하고
둘러 볼 여행지도 선택하고 소위 맛있고 괜찮다는 가게들과상점들을 둘러보는 일련의
과정은 여행의 즐거움을 더하고 아직 떠나기 전임에도 마치 그곳에 있는 착각이 들
정도로 흥분되는 과정을 보내는 것은 여행자의 행복이다. ‘모든 기다림은 대상이 누구든,
무엇이든 이미 시작되었음의 방증이다.’ 고풍스러운 오스만 양식의 상아빛 건물들,
직선으로 쭉 뻗은 거리와 석조 외벽과 발코니, 여유롭게 여유와 시간을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 심지어 발음도 뭔가 있어 보인다. 비록 알아듣기는 어렵지만. 센강 둔치에 앉아
와인을 마시거나 대화를 나누거나 책을 읽고 있는 이들을 보면 누구라도 빨리 그곳에
같이 앉아 있고 싶어 진다. 어느곳 하나도 밋밋함을 용납할 수 없어 빈틈없이 화려하다는
수식어가 적절한 베르사유 궁전은 사치스러움을 넘어선 초월적 존재에 대한 숭배였다.
그렇기에 ‘남겨둔 장소’는 휴식과도 같은 공간이다. 저자의 애펠탑 사진을 보고 있으니
에펠탑 그림자 꼭지 부분에 앉아 보기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던 시절이 생각 났다. 어쩜
벼룩 시장을 그렇게 돌아 다녔음에도 결국 아무것도 사지 못했던 나의 모습과 마지막
밤에 센강을 다시 찾는 장면이 그대로 오버랩되는지… 여행자의 마음은 다 비슷한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