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의 글에서 십여년전 내가 걸었고 묵었던 그곳들을 여럿 발견했다. 반가웠고 기억이
새록새록해 오래된 사진들을 들춰보았다. 주마등처럼 지나가는 그곳은 포기하고 싶은
곳이었고 다시는 안 오리라 다짐했던 고난의 길이었다. 그래서 저자의 글에 더욱 흥미가
갔다. 왜 다시 그곳을 갔을까? 역시나 ‘그리움’이었디. 그곳에 가면 엄마를 선명하게
떠올릴 수 있을 것 같았고 엄마를 생각하며 걸었다. 의사도 만류하는 불편한 다리로
매일 10km 정도의 거리를 걸어야 함에도 무작정 떠날 수 바께 없었던 것은 ‘그리움’이
아니면 설명이 안된다. 산티아고 공항에서 바라다 보는 전경은 분명 몇일전 누비고
다니던 그곳이고 지나온 그곳이고 포기하고 싶었던 그곳이라는 생각은 아마도 대부분의
순례자들이 느끼는 감정일 것이다. 저자도 그랬다. 아니 대부분의 순례자들이 그랬다.
그리고 그 안에서 사람을 만난다. 친절한 저자는 본인이 걸었던 거리와 묵었던 숙소와
식사 비용까지 알려 준다. 스페인 대부분 마을에는 식수대가 있어 편리하고 삶은 문어
요리인 뽈뽀와 절인 대구 요리인 바칼랴우는 정말 맛있다. 매일의 일상과 함께 소개되는
사진들은 정감있고 기억을 재생시키기에 충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