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변하지 않는 것들이 있다. 겉보기에는 복잡하기만 한 세상이지만 완벽하고
흠이라곤 찾아 볼 수 없는 아름다운 규칙이 그 내부에서 작동한다. 우리는 존재하기
위해 스스로를 파괴하는 것을 받아 들여야 한다. 생명이란 필연적인 소멸이라는것을
알면서도 잠시동안 빛나는 용기일 것이다. 과학자의 시선이라서 그런가. 마취 마저도
단순한 의학적 도구를 넘어 의식의 본질에 대한 탐구 창구로 본다. 단지 몇 방울의
화학 물질이 우리의 자아를 일시적으로 지울 수 있다는 사실을 통해 인간의 의식이
얼마나 신비롭고 동시에 취약한지를 이야기한다. 마취 없이는 현대의학의 많은
부분들이 불가능함을 전제하며 우리가 누구인지, 우리의 생각과 감정은 어디에서
왔는지에 대한 진지한 질문을 던진다. 저자는 마취제의 작용을 이해하려는 인간의
노력은 결국 우리 자신을 이해하려는 노력이며 그것이 과학이 인간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위대한 선물 중 하나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