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어지기 연습 - 퇴직 그리고 이후의 삶
김인구 지음 / 리브레토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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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정독 후 잔솔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제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말아요’. 이 말 참 흔한 말인데 새삼 먹먹함을 느낀다. 

잘하려고 잘해보려고 무던히 애쓰며 살아 온 나날들이 주마등 처럼 스친다. 언젠가는 

맞이하게 될 은퇴. 누군가에게는 마지막이고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시작이 된다. 결국 

어떻게 맞이하냐는 본인의 결정이고 본인의 몫이다. 저자는 남들이 정해 놓은 기준과 

정해 놓은 목표에 가까워지려고 애썼던 지난 날을 돌아 보며 정작 ‘나 자신’과는 멀어진 

자신을 발견한다.



은퇴의 시기가 다가오면 대부분 민감해지고 감정적으로 변한다. 주변에 많은 이들이 이

과정을 거치며 발견이냐 상실이냐의 기로를 맞았고 그들은 자신들이 선택한 삶을 산다.

이 시기는 과거의 생각과 삶에 대한 놓아 주기가 필요하고 무언가를 찾아야 하는 

시기이다. 무엇을 선택하느냐에 빈곤과 충만시작과 끝이 나누어진다. 비워 내야만 

채울수 있기에 우리는 끝없이 비우는 연습을 한다. 충만은 비움에서 시작된다. 저자의 ‘

멀어지기 연습’이 그것이다. 반복되고 지속되고 계속되는 연습의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채울 수 있다. 법정 스님의 ‘비움’이 생각난다. 저자는 회사에서 멀어지니 가족이 

보였고, 직함에서 멀어지니 이름이 보였고, 현재에서 멀어지니 과거와 미래가 보였다고 

말한다. 끝없는 물음표의 반복이 아니라 한 숨 쉬어 가는 쉼표를 느끼는 것이다. 쉼표는 

끝이 아니고 다음 호흡을 위한 쉼이다.



치열한 삶을 살아온 저자의 모습은 글에서도 느껴진다. ‘모든 것은 긴급했고 중요했다.

보고서는 언제나 어제 나왔어야 했고 의사 결정은 지금 당장 내려야 했다.’ 그렇게

치열한 삶을 멀리하고 ‘나’와 친해지고 가까워지는 삶을 선택하고 칼리 디자이너

( KallliDesigner)라는 가치와 새로운 관계를 맺는다. 모든 것이 새롭지만 비우고

버릴 때 그 새로움은 기회가 되고 우리를 다른 가치로 이끈다. 익숙함에서 멀어지는것

역시 연습이 필요하고 우린 여전히 단절이 아닌 연결을 위한 그 작업을 하고 있고

인생 2막은 이제 시작된 것이다. 저자의 말이다. ‘단순한 하나로 규정되지 않는 삶,

그것이 내가 채워가는 멀어지기 연습의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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