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과 뼈 여성 작가 스릴러 시리즈 1
줄리아 히벌린 지음, 유소영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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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아이드 수잔:들판에 핀 꽃들>의 개정판이 <꽃과 뼈>로 5년만에

출간되었다. 10대 시절 테시와 성인이 된 테사가 번갈아 가며 이야기를

이끌어 가며 하나의 사건을 각각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소설이다.

블랙 아이드 수잔. 처음에는 주인공 이름인줄 알았다. '영원한 행복'이라는

예쁜 꽃 말을 가진 이 꽃은 '루드베키아(Rudbeckia)'라 불리는 삼옆국화다.

꽃심이 블랙이어서 붙여진 이름으로 주인공인 테사가 죽은 여인들의 시신과

함께 발견된 곳 주변에 피어 있던 꽃으로 그 때 죽은 희생자를 가르켜 부르는

말이다.


블랙 아이드 수잔 꽃 밭 살인 사건의 유일한 생존자인 테사의 기억과

트라우마로 이야기는 절정으로 이어지고 반전이 등장하고 결국 나는

이번에도 답을 찾는데 실패했다. 이야기는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진실을 향해 다가가는듯 하지만 여전히 인간의 기억은 한계를 드러내며

불완전한 기억을 소환한다.


16세, 어린 나이에 죽음의 목전에서 살아 남은 아이. 그러나 평생 그

아픔을 안고 살아야 하는 아이. 우리는 이 아이의 삶을 다행이라고

여겨야 하나 아니면... 시간이 많이 흘러 이제 자신의 그때 나이와

비슷한 소녀의 엄마가 되어 있는 테사이지만 여전히 그날의 악몽은

살아있다.



자신의 증언으로 사형을 언도 받은 범인의 사형집행일이 점점 다가오자

자신의 증언에 대한 의문이 생기기 시작하고 이때 그녀의 집에는

모종삽이 사라지고 땅이 파이고 블랙 아이드 수잔이 심겨지며 소설의

긴장감이 더해진다. 선이 굵은 스릴러도 좋지만 인물의 내면을 섬세하게

다루는 스릴러의 몰입감이 좋아 주로 읽는 편인데 이 책이 그렇다.

본인이 심지 않은 그 꽃이 자신의 집에 심겨져 있는 것을 발견 했을 때

어떤 느낌일까 하는 생각에 미치자 소름이 올라왔다. 시간이 많이

흘렀다 하더라도 그 기억은 생생할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잊혀 질거라는

어설픈 위로는 하지 말자. 정작 본인이 그 일을 당했어도 그럴 수

있을까. 그 고통은 지워지지 않는다.


생존자는 구경거리가 아니다. 알려야 한다는 자기들만의 의무감으로

사건을 파헤치고 희생자들을 다시 한번 도마에 올려 놓고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다지기를 하는 형태가 이젠 역겹기까지 하다. 정작 밝혀야

하는 것은 못하면서 말이다. 그런면에서 다시 기억하고 싶지 않은 그

기억을 다시 떠올리게 하는 그 꽃은 '영원한 행복'이 아니라 영원히

기억하고 싶지 않은 '악몽'과도 같다.


이 소설이 영화화 되었다고 하니 여성 작가 특유의 섬세함과 세련미로

그려진 인물들을 어떤 배우들이 캐스팅되어 표현해 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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