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석주명 박사의 ‘노력’에 집중한다. 학문과 연구에 쏟은 그의 노력은
서울서 평양이라는 거리가 무색할만큼 단숨에 이동하여 기어이 진귀한
나비를 채집하고야 말았다고 할 정도로 치열했다고 한다. 볼모지와 같았던
당시 나비 연구 자료 실태에서 나름의 나비 도감이나 변이의 연속성 등에
대한 연구는 그 분야의 학문을 사랑하지 않고서는 시도조차도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는 평생 국내에 서식하는 248종의 나비를 분류했고 대부분
그 이름을 직접지었고 그 이름들은 책의 뒤편 부록에 실려 있다. 비록 일제
강점기의 암울한 현실이지만 조국의 자연을 자신의 손으로 직접 기록하고
보존하고자 하는 민족의식의 발현이었다. 마흔 한 살이 되면서 부터
나이를 한살 씩 빼기로 한 그는 그의 인생의 계산대로 서른 여덟 이라는
너무도 이른 나이에 지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