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박사 평전 석주명
이병철 지음 / 광문각출판미디어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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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정독 후 진솔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일제 강점기에 몇 안되는 별’. 석주명 박사를 소개하는 글이다. 그는

학문적으로 암흑기와 같았던 일제 강점기부터 평생 75만 마리가 넘는

나비를 채집 측정하여 생물 분류학상 새로운 학설을 제창하고 당시

외국인들이 독점 했던 한국산 나비의 계통 분류를 완성했던 나비

연구가이자 언어학자, 역사학자이다. 시대의 조류에 편승하지 않고 세상

앞에 당당했던 6.25 전쟁의 비극 속에서 벌어진 그의 죽음은 너무도

젊은 나이여서 더욱 안타깝고 여전히 미스테리로 남아 있다.


저자는 석주명 박사의 ‘노력’에 집중한다. 학문과 연구에 쏟은 그의 노력은

서울서 평양이라는 거리가 무색할만큼 단숨에 이동하여 기어이 진귀한

나비를 채집하고야 말았다고 할 정도로 치열했다고 한다. 볼모지와 같았던

당시 나비 연구 자료 실태에서 나름의 나비 도감이나 변이의 연속성 등에

대한 연구는 그 분야의 학문을 사랑하지 않고서는 시도조차도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는 평생 국내에 서식하는 248종의 나비를 분류했고 대부분

그 이름을 직접지었고 그 이름들은 책의 뒤편 부록에 실려 있다. 비록 일제

강점기의 암울한 현실이지만 조국의 자연을 자신의 손으로 직접 기록하고

보존하고자 하는 민족의식의 발현이었다. 마흔 한 살이 되면서 부터

나이를 한살 씩 빼기로 한 그는 그의 인생의 계산대로 서른 여덟 이라는

너무도 이른 나이에 지고 말았다.


석주명 박사의 학문에 대한 열정은 1950년 ‘한국산 접류의 연구’에 쓴 글

처럼 늘 적당한 곳에서 마무리 되었고 그가 남긴 엄청난 유고 중 미완성인

채로 남겨진 원고가 없었던 것만 봐도 열일곱권의 저서와 128편의 논문의

성과는 놀랍다고 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인명은 예측할 바가 못 되어

필자는 항상 적당한 곳에서 단락을 지어 소저(소저)를 거듭한 지 벌써 백여

차이고…’ 그렇게 그는 나비를 따라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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