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멀리즘적 쾌락주의
리프레시 / 2025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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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정독 후 진솔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인간을 욕망의 동물이라고도 한다. 욕망은 인간을 성장시키는 도구이기도

하나 동시에 망가뜨리기도 한다. 인간의 본성 가장 깊은 곳에 있는

욕망은 사람을 미치게도 만든다. 그런데 이 욕망의 근원이 칭찬이라는

것이다. 칭찬 받고 싶고, 인정받고 싶고, 주목 받고 싶고, 잘나 보이고

싶고 이런 생각의 파편들이 우리를 미치게 만드는 것이다.


이 책은 ‘덜어낼수록 삶은 깊어진다’는 고대 철학자 에피쿠로스의 철학을

바탕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철학적 질문과 마주하게 한다. 사실

에피쿠로스는 쾌락을 최고의 선이라는 단편적인 지식으로 알고 있는데

그가 말한 쾌락주의는 단순히 육체적 쾌락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고통의 부재와 마음의 평정심(아타락시아, ataraxia)을 목표로 한다. 그는

쾌락을 '신체적 고통이 없고 정신적 불안이 없는 상태'로 정의하며, 이를

위해 정신적이고 지속적인 쾌락을 주장한다. 쾌락을 단순히 억제하고

참는 것이 아니라 나에개 필요한 그것을 골라 내는 능력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흥미롭다.


삶의 본질은 단순하다. 그 단순함은 평범에서 나오고 평범은 삶의 일상에

존재한다. 뜨거운 여름날의 냉수 한 잔, 지인과의 친밀한 대화, 자연스럽게

베어 있는 일상의 루틴등 지극히 작고 평범함 안에 존재하는 자신의

욕망을 다룰 줄 아는 능력에서 기인한다. 여기에 선행되는 '비움'은 물질적

바움을 넘어서 삶의 재구성의 수준에까지 미친다. 책의 말미에 수록된

'에피쿠로스와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철학 대담'은 가상이지만 버림과

내려 놓음으로서의 삶의 본질이라는 측면에서 던져주는 의미가 묵직하다.

자연스레 법정 스님이 떠올랐다.


법정스님의 무소유는 가짐에 대한 무소유라기 보다는 집착과 움켜쥠에

대한 무소유를 의미한다. 물질의 창고가 아닌 마음의 창고의 비움, 즉

무소유를 말한다. 즉 무소유는 모든 것을 내려 놓는 것도 모든것을 포기하는

것도 아닌 움켜쥔 그것에 힘을 풀고 자유로워지는 것이다. 사람이란 사이와

사이가 흘러가는곳에 머무는 순간의 존재임을 기억해야 한다는 점에서

에피쿠로스의 비움과 연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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