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음 앞에 툭 던지는 한 마디가 정겹기도 간지럽기도 시원하기도
하다. 그리고 살아 있음이 감사의 또다른 이유가 된다. 조금은 덜
외롭고 조금은 덜 무색하게 만드는 그 특별한 감각, 그것은 억지로
만들어 낼 필요도 생색 낼 필요도 없이 그냥 자연스럽기에 더욱
찬란하다. 문제는 이런 살아 있음을 확인하고 인정하는 부분이 여전히
부족하고 약하다. 저자의 연애와 결혼에 대한 정의가 참 좋다. 연애는
'저 사람이 나를 사랑한다'라는 믿음으로 시작되고 지속되지만, 결혼은
'저 사람과 함께면 살 수 있겠다'라는 희망으로 시작되고 지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