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랑은 물 마시는 것과도 같은
이광호 지음 / 별빛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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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정독 후 진솔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사랑, 그것은 삶의 가능성'. 어쩌면 우린 이 말의 힘을 믿고 싶어

하는 것은 아닐까. 떄로는 지루하고 번거롭고 지치고 힘겹지만

그 조그만한 가능성을 향해 오늘도 한걸음을 내딛는 모든 이들에게

이 말은 묵언이자 자기 암시일지도 모른다. 무수한 감정이 교차하며

자그마한 흔적이나 가능성을 발견하기 위해 오늘도 몸부림을 친다.

그리고 그만두고 다시 시작하기를 반복하며 저자는 이를 '아주

당연하게 물 마시는 것'이라고 표현한다.


살아 있음 앞에 툭 던지는 한 마디가 정겹기도 간지럽기도 시원하기도

하다. 그리고 살아 있음이 감사의 또다른 이유가 된다. 조금은 덜

외롭고 조금은 덜 무색하게 만드는 그 특별한 감각, 그것은 억지로

만들어 낼 필요도 생색 낼 필요도 없이 그냥 자연스럽기에 더욱

찬란하다. 문제는 이런 살아 있음을 확인하고 인정하는 부분이 여전히

부족하고 약하다. 저자의 연애와 결혼에 대한 정의가 참 좋다. 연애는

'저 사람이 나를 사랑한다'라는 믿음으로 시작되고 지속되지만, 결혼은

'저 사람과 함께면 살 수 있겠다'라는 희망으로 시작되고 지속된다.


'당연하게 침범해도 되는 장소, 필요할 때마다 힘들이지 않고 던져서

버릴 수 있는 곳, 그럼에도 아무 말 없이 나를 받아주는 존재, 흔들리지

않는 외면으로 나의 모든 흔들림을 잠재우는 풍경. 저자기 그리는

모습인데 사뭇 우리의 그것과 같아 보인다. 우리 대부분은 이런 장소

혹은 이런 사람을 찾는다. 그냥 찾는다. 정작 스스로는 그렇지 않으면서

누군가 그래 줬으면 졸겠다고 생각한다. 사랑은 그런거야라면서.


그런 저자가 툭 던지는 한 마디가 깊다. '그저 삶에 충실하게.성실하게'

쉬운 말이 아니라 그렇게 살아 냄이 어렵기에 더욱 깊다. 어쩌면

우리는 나를 사랑해 달라고 말하며 그럼에도 너를 사랑해의 사이에

존재하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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