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 톨스토이 단편선 소담 클래식 1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이은연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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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젊은 그날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화두는 뜨거운

감자였다. 눈 앞이냐 미래냐를 놓고 치열한 논쟁을 벌이기도 했고

길거리로 나가 짱돌과 화염병을 던지며 올것 같지 않은 민주주의를

외치기도 했고 길거리에 자리를 깔고 죽어라 막걸리를 마시기도

했다. 그리고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 다시금 이 화두를 맞이한다.


톨스토이는 철저히 종교적이며 그의 글은 신을 향한 믿음의 충실함을

대변한다. 팽배한 개인주의 앞에 던져지는 물음인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와 바보 이반을 통해 보여주는 그저 있음에 감사하며 없지만

가진것을 넉넉히 나눌 줄 아는 그런 삶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자신의

부지런함과 성실함으로 보여준다. 사실 이번엔 '바보 이반'에 더 오랜

시간을 보냈다.


1886년 단편소설로서 러시아의 민속동화 바보 이반(Иван-дурак)을

재구성한 작품으로 러시아 문학사에서 중요한 단편소설로서 평가

받고 있는 바보 이반은 톨스토이 스스로의 정치적 성행인 기독교

아나카즘 성향이 강하게 드러나는 작품이다. 당시 팽배하던 귀족들의

방만함과 무위도식과 끝이 없는 탐욕을 정면으로 비판하며 성실하게

땀을 흘려가며 정직하게 일하는 러시아 농민들의 성실함을 찬양하는

사회비판소설이다. 그는 '손에 못이 박인 자는 식탁에 앉을 수 있고,

못이 박이지 않은 사람은 그들이 먹다 남은 음식을 먹어야 한다'는

단순하지만 명쾌한 이반 왕국의 관습을 이야기하며 성서의 '일하지

않는 자는 먹지도 말라'(데살로니가후서 3장 10절)는 구절을 인용한다.

소비에트 연방 헌법 제 12조에도 '일하지 않는 자여, 먹지도 마라'는

원칙이 천명되어 노동이란 모든 비장애 시민들의 의무이자 명예이다.

소비에트 연방에서 이 원칙은 "능력에 따른 생산, 노동에 따른 분배"라는

공산주의 원칙을 말한다.


문학은 우리에게 가장 우아하고 아름다운 문장으로 오늘이 얼마

중요한지 오늘 흘린 땀이 얼마나 소중한지 오늘 흘린 눈물이 얼마나

값진지를 알려준다. 남들이 보지 않아도 순수하고 남들이 보지 않아도

정직하고 남들이 보지 않아고 성실히 자기 할 일을 하며 땀 흘린다면

다른 이가 아무리 바보라고 불러도 결코 그는 바보가 아니다. 분명

그는 가장 명예로운 사람일 것이다. 어쩌면 우린 이런 사람을 지도자로

기대하는 것이 아닐까. 이반은 자신을 "나는 바보다"라고 말하지

않는다. 다만 '바보같은 우리가 어찌 알겠습니까? 우린 그저 손에 굳은

살이 박이도록 일할 뿐입니다.'라고 말한다.


소담의 책에는 바보 이반과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외에도 5편의

단편이 더 실려 있다. 하나하나가 전하는 의미와 깊이가 깊고 다르다.

다음번엔 다른 단편이 더 마음에 딮이 와 닿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왜'라는 질문을 가지게 하는 '무엇 때문에'도 많은 시간을 머물렀던

단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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