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를 소개하는 책은 서점의 서가 하나를 다 차지할 정도로 넘친다.
실제 장자는 사마천이 쓴 사기의 한 귀퉁이에 아주 잠깐 소개된 것이
다임에도 오늘날 우리는 '장자'에 열광한다. 기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대상은 사람 '장자'라기 보다는 '장자'라는 책에 적힌 언어이다.
때로는 '의미'보다 '언어' 그 자체가 더 많은 것을 알려 준다.
장자의 글은 언뜻 쉬워 보인다. 그러나 그 쉬움은 결국 오래가지
못하고 이내 그 깊이에 손을 들고 만다. 시간의 차원을 넘나드는
그의 광활함과 공간의 차원을 주무르는 그의 상상력은 가히 혀를
내두르게 한다. 세상의 모든 사물은 시간과 공간 사이에 존재하며
사람들이 지닌 한계는 여기에서 온다. 소요유의 첫 면을 장식하는
'곤'과 '붕'이 그렇고 '영지'와 '매미'가 그러하다. 시간에 대한 유한한
의식은 매일같이 잃어가는 시간과 비례하여 기회와 인연을 지키기
위해 기다리는 만큼 성장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