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핵심은 베끼기copy다. 저자는 글쓰기의 방법이나 뭔가 수행해야
할 과제들을 제시하지 않는다. 다만 글을 쓰며 떠오르는 생각과 그 생각의
틀을 벗어난 또 다른 생각들을 이야기한다. 글쓰기를 '시간낭비'라고
칭하는저자에게 낭비는 허비가 아니라 자신만의 길을 걷는 과정이며
수행이다. 생산과 결과로 이야기 하는 현대 사회에 대한 무차별적
저항이며 경고의 의미를 가진다. 배낀다는 의미를 단순한 훔쳐오기의
개념으로 볼것이 아니라 삶과 생각과 사상과 활동 전반의 것에 대한
소유권 없음과 가져오기 정도로 봐야 할 것 같다. 동일함이 아닌
낯섦과의 생경한 만남 혹은 초현실주의의 방법인 데페이즈망
(dépaysement전치)의 기법으로 보아야 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