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주와 반 고흐 영혼의 시화전 - 윤동주 전 시집과 반 고흐 그림 138점
윤동주 글, 빈센트 반 고흐 그림 / 스타북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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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학교 다닐때 각 학교 축제에 시화전은 빠지지 않는 부분이었던

기억이 있다. 곱게 쓴 시에 멋드러지게 어울리는 그림을 곁들인 시화전은

축제의 백미이기도 했다. 글귀와 어울리는 그림이 어찌나 좋았던지 한참

그자리에 머물렀던 기억도 있다. 그런 시화전을 윤동주와 반 고흐가 연다.

책을 받기 전부터 과연 두 사람의 자화상은 어떨까라는 기대감을 가졌다.

둘다 자화상이라는 작품이 있기에..


천재는 통한다는 말이 있다. 두 천재의 만남에 불꽃이 인다. 서로 최고의

작품을 최고의 모습으로 표현하려는듯 작품의 선이 살아 있다. 자신의

모습을 그린 그림을 '자화상'이라고 하는데 동주는 일제 강점기라는

암울한 시대의 현실 속에서 부끄럽게 살아가는 자신의 모습을 거울에

비처 보듯 시로 썼고, 고흐는 자신을 걱정하는 동생 테오에게 편지보다는

초상화가 내 상태를 더 잘 보여줄 거라며 그린 그림이다. 둘의 작품을

한 곳에서 보니 서로의 영혼이 통하며 이야기 하는 듯 한 느낌을 받았다.


동주의 시 중 쉽게 씌여진 시의 한구절이다. '인생은 살기 어렵다는데

시가 이렇게 쉽게 씌어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삶을 이런 마음으로

살아야 하는데 우린 너무 쉽게 사는 것 같다. 자신의 삶의 흔적들을 돌아

보며 조금은 여유롭게 조금은 당당하게 조금은 부끄럽지 않게 살아야

겠다는 마음을 가져 본다. 동주의 대표작인 '별 헤는 밤'과 고흐의 '론강

위로 별이 빛나는 밤'은 어찌 그리 적절한지 눈을 뗄 수가 없다.


시를 쓴다는 것, 그림을 그린다는 것 모두 작품안에 자신을 녹이는

작업이다. 두 천재들은 오롯이 자신의 모든 것을 글과 그림에 담아

전하기에 그 느낌이 너무도 닮아 있음을 느낀다. 동주의 병원과 고흐의

병원 복도가 주는 동질감과 묘한 이질감은 어쩌면 문화의 차이에서 오는

작은 괴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아주 오랜만에 귀한 시화전에

초대 받아 다녀온 기분이다. 마침 어제 눈이 많이 내려 두 천재에 눈에

대한 작품을 담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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