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조금 더 떠나도 됩니다 - 구석구석 여행자 전망키의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전망키 전은재 지음 / 북스고 / 2025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여행의 묘미는 우연과 여유다. 한때는 출발부터 도착까지 타임 테이블을

만들어 분단위로 스케줄을 짜고 먹어야 할것, 보아야 할 것등의 리스트를

준비해 마치 도장 찍듯이 다녔던 적도 있었는데 이제는 그냥 떠난다. 딱

하나만 확인하고. 커피를 맛있게 하는 집이 있는지 혹은 스타벅스라도

근처에 있는지. 초라하고 남루하게 느껴졌던 어느 하루도, 무척이나

화가나서 씩씩대던 날도(나도 타임테이블로 움직일 땐 매번 싸웠던 것

같다), 한숨만 터져나오던 어느 밤도, 훗날에는 어떤 아름다움과 의미를

내게 선물할 지 모른다. 그래서 여행은 날마다 새롭다. 얼마전 들른

주문진의 좁은 골목길이 그랬다. 주문진을 백번은 넘게 다닌것 같은데

처음 만난 낯설음이었다. 길을 잘못 찾아 들어간 그 골목은 아직도 1980

년대를 살고 있었다. 힘겨운 시간을 견디는게 버거울 때면 그렇게 지금

여기가 아닌 먼곳을 내다보라고, 아주 예전의 여행들이 자꾸 말을 건다.


우리나라에는 정말 아름다운 곳들이 너무도 많다. 알려졌든 알려지지

않았던 그곳을 방문하는 즐거움은 행복 그 자체이다. 이 책에서도 내가

좋아하는 몇 곳을 만났다. 너무도 반가웠다. 그곳의 모습은 언제나

그대로인데 자꾸 나만 나이가 들어가는 것 같아 약간의 아쉬움과 서러움을

느끼지만 그래도 그렇게 나이들어 감이 감사하고 다행이라 여기며 오늘도

그곳을 방문한다. 월정사의 그 길을 난 맨발로 걷는다.


행복과 만족은 결국 자신에게 달려있다. 안분지족(安分知足)이다. 가짐에

감사하는 마음과 작지만 그 감사함을 나누는 넉넉함을 가지는 것 그것이

어쩌면 행복의 시작일지도 모른다. 쉼 없이 앞만 보고 달리는 우리에게

아주 잠간의 휴식은 그 자체로 생명이고 숨이 된다. 저자는 이러한 쉼에

여행이 훌륭한 도구가 될 수 있으며 꾸밈없이 여행하고 그 시간을 누리라고

조언한다.


비우고 싶고 행복을 고민한다면 일단 떠나자. 저자의 충고다. 떠나서 누리고

떠나서 즐기고 떠나서 쉬어 보자. 그곳에서 누리는 시간들이 오롯이 본인만의

행복이 될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