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친 가든 앤 라이프
박현신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5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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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정독 후 진솔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 철마다 시기마다 적절한 먹거리를 제공하는

텃밭을 가꾸는 것은 많은 이들의 로망이고 많은 이들이 도전하다

실패한 일이기도 하다. 전원 생활 38년차. 이정도면 그냥 현지인이다.

나 역시도 피치 못한 사정으로 전원 생활과 도심 생활을 반반씩 하고

있는 입장이다 보니 저자의 세세한 속 이야기가 궁금해졌다. 과연

이분은 어떻게 꾸려 나갈까?


저자는 전원생활 38년차 농부이자 푸드 디렉터로 다양한 요리 서적

저술 및 번역, 국내와 해외의 자연주의 라이프스타일 콘텐츠를

소개하는 일을 해왔기에 그의 글에서 느껴지는 여유로움과 멋스러움은

읽는 이의 흥미와 재미를 가져온다. 3춸의 텃밭 풍경을 시작으로

2월의 봄을 움티우는 절정까지 달마다 제철 재료들과 여기에 어울리는

요리들을 소개하는데 읽는 것만으로 이미 침이 고인다. 유명산이나

산사들의 사계절을 담은 사진들은 많이 보아 왔는데 자신이 가꾸는

텃밭의 변화를 책으로 출간한 경우는 처음 접하는 것 같아 더욱

흥미로웠고 마치 나의 일상을 드려다 보는듯한 착각을 가져왔다.


라이프 스타일. 분명 이 책은 요리와 만드는 방법들을 소개하지만

요리책이 아니라 자신의 삶의 흔적들과 생채기들 그리고 그렇게

살아냄에 대한 심정을 담아낸 자기 고백서이다. 덕분에 저자의 삶의

숨결을 온전히 느낄 수 있었다. 저자가 이야기하는 '창고'는 전원생활을

조금이라도 경험한 이들이라면 '맞아. 이건 꼭 필요해'라고 할 공간이다.

도구나 연장의 보관 장소는 물론이고 농작물을 말리는 공간으로도

아이들의 숨박꼭질 장소로도 저자는 이 공간에서 비오는날 부침개를

해 먹었다고 한다. 무엇보다 이 공간이 없으면 집 주변이 아수라장으로

변하는것은 순식간임을 보게 된다.

토마토. 요즘은 하우스 재배 토마토가 워낙 대세라 노지의 맛을 잃어

버린지 오랜데 노지 토마토 만의 맛을 기억하는 이들에게 이 유혹은

버릴 수 없는 강렬함이다. 새벽에 이슬이 맺힌 토마토를 슥슥 닦아

한 입 베어 물 떄의 그 느낌은 '니 들이 이 맛을 알아'이다. 한낮의

뜨거운 태양아래 잔뜩 맛이 든 토마토를 그대로 갈아 놓으면 냉장고는

어느새 토마토 주스 보관소가 된다. 한때 이것이 주식이 된 적도 있었다.


같은 장소 다른 느낌. 푸드 디렉터라 그런가. 농작물을 배치하고 찍은

사진이 나의 그것과 어쩜 그렇게 다른지 조금 약이 올랐으나 이내

포기했다. 그쪽은 내 분야가 아닌걸로. 전원생활을 하는 대부분이 공감할

겨울 현관 충경은 우리 집과도 비슷하다. 현관부터 늘어선 아이들은

거실과 주방으로 이어져 길다란 행렬을 이루고 필요한 것들을 바깥

창고가 아닌 실내에서 즉석에서 찾아내 사용할 수 있는 편리함은 그

종류가 점점 늘어 나게 만드는 마법을 부린다. 나름 그 아이들이 뿜어

주는 자연의 냄새도 무시 못할 행복이다. 저자가 제공한 여러 식재료들을

이용한 요리중 해 보지 못한 것들은 하나씩 하나씩 섭렵해 나갈 생각이다.

벌써 침이 고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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