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인의아해가도로로질주하오. (길은막다른골목이적당하오.)
제1의아해가무섭다고그리오. 제2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3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처음 <오감도> 시제 1호를
읽었을 때의 난감함은 아찔했었다. 그 후 만난 <건축무한육면각체>
역시 그가 왜 천재인지에 대해 마치 증명이라도 하듯 독특했다.
이번엔 그의 소설 작품들을 만난다. 대표작인 <날개>, 내면의
고립된 자아와 자살충동이라는 병적 심리 상태를 극복하기 위해
문학을 할 것이라는 무서운 기록을 남긴 <12월 12일>등 혼돈의
시기를 통과하며 스물일곱이라는 짧은 생을 살며 가슴으로
내 놓은 작품들은 지금도 여전히 우리를 고민하게 만든다. '그의
등장은 한국 현대 문학 사상 최고의 스캔들이었다'고 말한 누군가의
전언처럼 그는 모두의 이성과 사고를 뒤 흔들어 놓았다. 너무 앞서간
그이기에 세상은 오히려 그를 밀어 냈고 천재는 그렇게 사라져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