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록달록 우울증 영수증
류정인 지음 / 라브리끄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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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정독 후 진솔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여전히 서툰 30대이자 우울증과 동거하는 저자의 고백을 담은

이 책은 '살다'와 '살아내다'의 묘한 경계를 이룬다. 또한 '우울증을

이렇게 극복하면 됩니다'류의 글이 아니라 숱한 20대의 삽질과

우울증 7년차의 일상이라 더욱 반갑고 여과없이 자신을 드러냄을

실행한 저자의 '살아냄'을 응원하고 싶어 졌다.


변화의 시작은 언제나 '나'에서 출발한다. 자신의 현재 모습을

인정하지 않으면 변화는 불가능하다. 나름의 루틴과 계획을 세우지만

여지없이 깨져버린 후의 자포자기에 대한 객관적 시선은 변화를

가능하게 한다. 경제적, 심리적, 심지어 개인적인 독립이 안된 저자의

모습은 어지러워진 그의 방에서 드러난다. 구매하는 그 순간에 가장

찬란히 빛나고 반짝이다 내 방에 들어오면 그 빛을 잃어버린다고

말하는 물건들로 가득차고 읽지 않은 책과 기분 전환을 위해 구매한

화장품들로 즐비한 방은 어쩌면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알록달록

영수증의 본질일지도 모른다. 현실을 회피하고 싶은 마음과 뭔가

위로받고 싶은 마음이 혼재한 저자의 그떄는 그랬을것 같다.


글쓰기를 탈출구로 삼은 저자는 완벽과 정리정돈과 극복이 아닌

불완전과 인정이라는 나름의 루틴을 발견한다. 삶의 일부로 자리한

우울증에 대한 극복보다는 어쩌면 평생을 함께 해야 할지도 모름을

인정하고 받아 들인다. 물론 그의 글에서 피곤함과 지친 모습도

드러나지만 느리지만 구석구석 살피고 받아들인 우울증을 다시 잘

갈무리하고 보관한다.


저자의 글 중 이런 문장이 있다. '그렇게 오늘도 나는 병원을 향한다.'

누군가 그랬다. 자신이 아픔과 약함을 알고 그것을 위해 움직일 수 있는

그 순간부터 치료는 시작된다고. 약을 남김없이 비운 자신을 향한

의사의 칭찬보다 그의 의지와 노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렇게 그는

약을 먹지 않아도 되는 상황으로 한발씩 다가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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