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진정성에 집착하는가 - 진짜와 허상에 관하여
에밀리 부틀 지음, 이진 옮김 / 푸른숲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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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정독 후 진솔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진정성은 과연 존재하는가. 가식없이 진솔함을 담보해야 하는 진정성이

온갖 거짓과 허위로 가득찬 지금에 실존 가능한 단어인가라는 의문은 지난

1개월간 구글 검색결과 ‘진정성’이라는 키워드로 작성된 뉴스는 우리나라

에서만 약 53,100개에 이른다는 것만 봐도 심각함을 인지할 수 있다.

역설적으로 진정성이 없음을 인정하는 것이 진정성으로 비쳐지고 있다.


진짜를 향한 과도한 집작이 심화되는 지금 우리에게 저자는 '명확'이라는

단어를 제시한다. 명확(明確, clearness, definiteness.)은 흔들림 없이

분명해야 하며 누가 보더라도 확연해야 한다. 거짓이 없고 투명해야

하며 여기에는 이견이 없어야 한다. 허상과 실제가 혼재해서도 안된다.

명확은 미래의 흐릿한 현상이 아닌 지금 이곳에 존재하는 뚜렷한 현상이다.

진정한 자아나 나다움이라는 혼돈 속에 명확은 스스로 존재함을 밝히고

드러낸다.


저자는 '셀럽'에 대한 허황된 기대감에 일갈을 던진다. '셀럽은 유명한

것으로 유명한 사람이다. 인간의 위대한에 대한 우리의 과도한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 의도적으로 만들어진 인물이며, 기꺼이 그에 관한 기사를

읽고, TV에서 그를 보고 싶어 하고, 녹음된 그의 목소리를 구매하고, 그에

관해 친구들과 이야기하는 우리 모두에 의해 만들어졌다. 셀럽과 진실의

관계는 매우 모호하다.' 그들은 영웅도 진실로 똘똘 뭉친 성안도 아닌 단지

인기를 얻는 인기인에 불과한데 우린 그들의 입에 진실을 요구하며 귀를

기울인다. 저자는 이런 우리에게 분명히 선을 긋는다. 영웅은 만들어 낼 수

없다고. 어쩌면 진정성이란 언제나 만들어질 수 있는 허약한 허상일지도

모른다.


동전의 양면과도 같은 진정성은 진짜와 허상의 또 다른 이름이 된다. 어떻게

보느냐와 누가 보느냐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저자는 우리에게 진정성을

이야기하며 '명확'이라는 개념을 셀럽, 예술, 제품, 정체성, 순수성, 고백이라는

챕터를 통해 설명한다. 저자는 정체성을 고정된 본질 보다는 유동적이며

변화 가능한 가치로 보며 '자기 자신이 되어라'는 강박에서 벗어나길

요구한다.


진정성에 대한 저자의 말을 적어 본다. '진정성은 본래 자유를 추구하는데,

그것이 하나의 교리가 될 때 오히려 자유를 빼앗는다는 것이 바로 진정성의

역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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