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들이 직설적이어서 좋다. 두루뭉실하게 뭉뚱그려 놓은
주제들에 지쳐 있던 나에게 저자의 직설적 표현은 시원하고
명쾌하다. '앞서가지 말고 함께 갑시다, 완벽하지 않아도 되니
행복합시다, 힘자랑 그만하고 복음 자랑합시다, 해결할 생각
말고 기도합시다, 가식 떨지 말고 충성합시다.' 이 다섯가지의
주제는 지금 교회의 모습을 그대로 투영한다. 이 중 마지막
주제에 한참을 머물렀다. 우리의 '가식과 위선'을 통렬하게
지적한다. 온갖 허세로 가득찬 우리에게, 과거를 꽁꽁 숨긴채
들킬까 불안한 우리에게, 과장과 부풀림으로 자신을 포장하기에
급급한 우리에게, 세상사람들의 시선과 좋아요에 광분하는
우리에게, 삶을 대충 그냥저냥 살고 있는 우리에게 저자는
'가식(假飾) 떨지 말라'고 꼬집는다. 여전히 목이 뻣뻣한 백성인
우리에게 구할 것은 '은혜'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