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글꾸글 문학비평 2 - 2024 중3들의 문학비평집, 2024 대구광역시교육청 책쓰기 프로젝트 꾸글꾸글 문학비평 2
대구중학교 3학년 지음, 강상준 엮음 / 빨강머리앤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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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책의 소개를 접하면서 '앗 이건뭐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통념상

비평은 나이도 지긋하고 학식도 많은 이들의 전유물이며 특히나

문학비평은 철저하게 그들만의 세상이라는 생각이었는데 필진이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이라는 소개글은 흥미와 더불어 스글의 풍부한 상상력을

알기에 약간의 기대감을 가지게 했다. 사실 작품에 관한 자신만의

주관적인 감상과 해석을 작품 안팎의 객관적이고 논리적인 근거를 들어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는 행위를 넓은 의미에서 비평이라는 것을 모르는

것은 아니나 굳어진 생각의 틀은 좀체로 깨지지 않는 법이다.


추천사에도 쓰여 있지만 이 책은 '비평으로 가는 길목’에 놓인 다각적

시선들이 모여 있다. 특별히 윤동주 시인의 '서시'에 대한 글은 마치

우리가 학교 다닐때 입시를 위해 준비하던 내용과 같아 살짝 놀랍고

당황스러웠다. 당시 우리는 그것을 그렇다고 누군가 말해 주기 전에는

잘 이해하지 못하고 난해해 보였던 시를 한 줄 한 단어씩 쪼개어

설명하며 소망과 희생을 이야기하는 모습은 놀라움이었다. 학생들은

국어 시간에 자기가 주제를 정하고 이를 나눠 해석하고 뒷받침할

근거와 객관성을 찾고 비평의 글들을 만들어 나가는 모습을 상상해

보면서 자연스레 미소가 지어졌다.


이 책은 2023년도 대구중학교 3학년 학생들 96명이 참여하였고, 그 중

22명의 작품을 선정하여 담고 있다. 지도 교사는 비평문을 쓸 때 절대론,

표현론, 반영론, 효용론 중 최소 2개 관점을 활용하여 네 문단 이상을

작성하고 문장의 크기는 띄어쓰기 포함 1,200자 이상으로 작성하라는

주문을 했다고 한다. 비평문의 글 중 참여시인이고 서정적이지만 사회

반영적 글을 많이 쓰는 이성무 시인의 '벼'가 교과서에 실렸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하긴 박노해의 글도 교과서에 실린 적이 있다). 놀라운 점은

그 해석에 있어 벼를 민중의 보편적 음식이라 칭하는 점이나, 신념과

의지를 읽어 내는 점, 떠남과 덮음을 발견하는 점, 떠나야 하는 겸손함과

벼의 속성등을 이야기 하는 부분에서는 솔직히 감탄했다.


우리 세대에 이 시는 대학 때 겨우 접해봤던 시이기에 학생들의 관찰력과

생각의 폭이 정말 넓고 깊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꾸글꾸글은 사전에도

나오지 않아 찾아봤더니 '꾸준히 글쓰기 꾸밈없이 글쓰기'의 약자인 것

같다.


이 작품에 참여한 학생들의 이름은 꼭 기록해 주고 싶다.

강승희, 김다영, 김동하, 김륜호, 김소윤, 김은우

김지수, 김한결, 박경우, 박재민, 윤예원, 이승록

이승윤, 장재우, 장채현, 전민주, 정 윤, 정윤지

최영서, 현재혁, 화수연, 황사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정독 후 진솔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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