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어떤 인생도 실패는 아니라고 장자가 말했다
한정주 지음 / 다산북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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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 도피한 비겁한 사상가로 불리기도 하는 장자(BC 369년 ~ BC

289년경)의 사상은 사상가들의 지위가 몰락하던 시기에 자신들의

뜻대로 되지 않는 사회 속에서 개인의 삶에 얽힌 근심과 고난으로부터

도피하려는 인생론에 있다. 이상적인 삶이라는 것은 근심의 근원인

자기의 육체ㆍ정신을 버리고 '허정'(虛靜), '염담'(恬淡)의 심경에

도달하여 자연의 법칙에 따르고 어떠한 것에도 침해받지 않는 자유ㆍ

독립을 얻어 세계의 밖에서 초연하게 노니는 것이고 이것을 실현한

사람을 '진인'(眞人)이라고 한다.


장자의 글은 언뜻 쉬워 보인다. 그러나 그 쉬움은 결국 오래가지 못하고

이내 그 깊이에 손을 들고 만다. 시간의 차원을 넘나드는 그의 광활함과

공간의 차원을 주무르는 그의 상상력은 가히 혀를 내두르게 한다.

세상의 모든 사물은 시간과 공간 사이에 존재하며 사람들이 지닌 한계는

여기에서 온다. 소요유의 첫면을 장식하는 '곤'과 '붕'이 그렇고 '영지'와

'매미'가 그러하다. 시간에 대한 유한한 의식은 매일같이 잃어가는

시간과 비례하여 기회와 인연을 지키기 위해 기다리는 만큼 성장하는

것이다.


장자는 '말로는 뜻을 다하지 못한다'는 관점에서 언제나 언어에

회의적이었다. 그는 '고갱이와 쭉정이'라는 단어를 통해 말로 할 수 있는

것은 사물의 쭉정이이고, 뜻으로 전할 수 있는 것은 사물의 고갱이라고

말한다. 고갱이란, 언어로 정확하게 전달하기 매우 어렵고 다만 뜻으로

전달할 수 있는것, 즉 사유를 통해서만 파악할 수 있는 것이다. 도의

관점에서 보면 만물에는 귀천이 없지만, 사물의 관점에서 보면 자신과

가까운 것은 귀히 여기고 남에 가까운 것은 천히 여긴다.


장자는 좋은 삶을 강조한다. 절대적이고 영원히 변치 않는 올바른 삶이

아닌 각자 자신에게 좋은 삶을 선택하라고 조언한다. 삶이란 오롯이

자신이 살아내는 것이기에 선택도 판단의 기준과 근거도 절대적으로

본인에게 있어야 하며 잔뜩 흐린 안개와 같은 불투명항 인생의 길을

누군가의 판단이 아닌 자신의 판단과 선택으로 걸어야 한다는 것이다.

자신이 선택하고 결정한 그 길을 묵묵히 걸어 가는 삶, 그런 삶이 가장

좋은 삶인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진솔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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