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정국의 풍경 - 인물로 돌아보는 대한민국 현대사
신복룡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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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에서는 보통 현대사로 간주하는 해방정국(解防政局)은 한국

현대사에서 이념 대립이 가장 극심했던 시기였으며 `해방을시켜주지만,

독립을 시키지 않는다`는 소위 4대 강국의 이상한 논리 덕분에 미국의

준식민지 시기를 거쳤고 한국전쟁이 발발하여 우여곡절 끝에 반쪽짜리

나라의 주권을 찾는 아이러니가 발생했다. 이 과정 동안 일본, 미군정,

대한민국, 이른바 인민공화국(북한), 미8군 사령관(UN군 사령관)을 거쳐

다시 대한민국이 다스리는 나라가 되었는데 저자는 이 시기의 암울한

역사에 대해 '사람이 저지른 업보'라고 표현한다.


이 책은 2015년 주간조선에 연재하였던 칼럼인데, 조선일보 독자들에게는

좌경화 컬럼이라고 욕을 먹고, 진보진영에는 왜 하필 조선일보에

연재하냐고 욕을 먹었고 데스크로부터 칼럼의 성향을 조금 고쳐달라는

요구에 연재를 중단하였던 글을 모아 책으로 펴낸 것이다. 지난했던

우리의 근현대사의 한면을 연구하고 취재하고 펴낸 저자의 노고에

경의를 표한다.


저자는 한국 해방 시기의 주요인물인 이승만, 김구, 김일성, 박헌영,

장덕수, 김규식, 여운형, 백남운, 이극로, 조봉암등을 비롯한 주요 인물을

중심으로 해방 전후 시기의 혼란스러웠던 현대사를 풀어 나간다.

해방정국을 이야기 할 때 항상 문제가 되는 지점이 하나 있다. 바로

김구 주석과 이승만 대통령을 바라보는 시각과 사회주의와 공산주의

사상이 팽배했던 당시의 정치 상황을 해석하는 부분이다. 각각의

진영에서 주장하는 바가 너무 다르다 보니 쉽사리 어느쪽 손을 들어

주기 어려운게 사실이다. 남조선 단독 정부의 수립을 반대했던 김구는

북한의 당위성을 찾기 바빴던 김일성과는 달리 민족의 통일 쟁취를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남에는 이승만 정부, 북에는 김일성 체제가

들어서 있고 김구는 중간자의 위치에서 미국과 소련의 개입과 의지와는

상관없이 우리 민족의 개별적 독립과 통일을 주장했지만 여전히

역사의 평가는 극명하게 갈린다. 저자는 김구의 북행을 '가지말아야

할 길'이라고 평한다.


역사는 부끄러운 일이라 방관할 수는 없고, 우리 민족이 겪은 참담한

아픔의 기억이라고 치부할 수도 없으며, 그 잔혹함이 말할 수 없없다하여

침묵할 수도 없는 것이다. 누군가는 일어나서 '바름'과 '사실'을 말할

용기가 있어야 한다. 지금의 역사적 혼란은 사실 우리의 국력이 없음이

가장 큰 문제였고 기득권자들의 야욕과 욕심이 두번째였고 백성들의

무지함이 그 다음일 것이다. 여기에 얽히고 설긴 야욕과 침략 그리고

찬탈과 정복등이 버무려져 우리의 부끄럽기 그지없는 역사의 한 면이

만들어 졌다. 역사에 대한 객관적인 시각이 필요함을 다시금 느껴본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정독 후 진솔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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