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으로 읽는 서양음악사
야마사키 게이이치 지음, 이정미 옮김 / 시그마북스 / 2024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예술은 역사와 동거동락한다. 대부분의 승자 위주의 전승이 전해지기에

예술 역시 승자의 편향에 의해 좌우 된다. 때문에 역사를 알면 예술세계가

훨씬 더 흥미롭게 다가 온다. 음악도 별반 다르지 않다. 고등학교 교사인

저자는 이런 점에서 착안하여 곡의 설명과 해석을 역사에 빗대어 기술한다.

작자가 살아 온 시대와 경험한 사건들이 작품의 기반이 되기에 역사는

그들의 좋은 소재가 된다.


책에는 한 곡이 작곡 된 배경과 당시의 시대상과 역사들이 설명되어 있고

QR코드를 제공하여 원곡을 감상할 수 있게 돕는다. 생각보다 QR이 많아

모두 들으면서 책을 읽는 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 같다. 또한 아는

만큼 들리는 음악 상식을 통해 쉽게 클래식에 접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주며 중요한 문장 마다 그어져 있는 밑줄은 집중력을 높인다. 이 책의

대표적인 특징은 여타의 음악사 책들이 음악을 중심으로 지어진것에

비해 이 책은 역사 이야기와 그에 따른 배경 상황들이 먼저 설명되고

거기에 맞춰 음악 이야기가 나와서 왜 이 곡이 작곡 되었고 어떤 흐름을

가지고 있으며 역사적 배경은 어떠한지에 대해 쉽게 알 수 있다.


첫 곡부터 강렬하다. 베르디의 대표 오페라로 바빌론에 끌려 간

유대인들이 사슬에 묶여 노역을 하면서 잃어 버린 조국과 요르단 강과

예루살렘을 그리워하며 부른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원 제목은 ‘가라,

내 마음이여 황금빛 날개를 타고, Va' pensiero, sull'ale dorate)’으로

알려진 오페라 나부코 (Nabucco, 느부카드제나르 2세, 성경에선

느부갓네살왕)에 대해 이야기하며 처음 음악이 시작된 것이 종교적

이유를 가지고 있음을 전한다.


이외에도 단성부의 매력을 지닌 그레고리안 성가, 인본주의를 배경으로

인간의 감정을 표현하기 시작하는 르네상스 시대의 음악, 오페라라는

장르를 개척하는 바로크 시대, 음악 형식의 기초를 만든 고전파와

낭만파, 근대 음악에 이르기까지 역사와 동행하는 음악사를 소개한다.

'고전'이라는 말은 소나타 형식(몇 개의 주제 멜로디를 사용해서 음악을

발전시켜 나가는 방식)과 기능 화성(규칙적인 화음의 추이에 맞추어

음악을 전개하는 형식)이 이후에 등장하는 모든 음악의 본보기가

되었다는 의미에서 쓰인 것이라는 사실도 새롭게 알게 되었다. 모짜르트,

베르디, 베를리오즈가 작곡한 각각의 레퀴엠을 한 곳에서 접할 수 있는

장은 저자의 배려가 돋보이는 부분이었다.


역사와 음악에는 두 가지 연결고리가 있다. 하나는 ‘그 시대에 살았던

작곡가’이고, 다른 하나는 ‘그 시대를 소재로 한 곡’이다. 이 책은 그 둘을

모두 소개하는 흔치 않은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정독 후 진솔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