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자신의 나이들어 감을 이렇게 표현한다. '열일곱, 읽을 책보다
채울 노트가 많았고 스물셋, 불현듯 찾아온 허기에 쓰는 삶을 살기로
결심했다. 서른둘, 여전히 좁은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매일 어디론가
나아가고 있다.' 나의 열일곱은 낯선공간과 낯선이들 사이에서 그
낯섦을 이기기 위한 사투가 2년째 이어지고 있던 시절이었고, 나의
스물셋은 고시와 대학원의 갈릴길에서 갈팡질팡하던 제2의 질풍노도의
시기였고, 나의 서른 둘은 겨우 마련한 자리를 지키고 올라서기 위한
발버둥의 시기였다. 그러나 나의 그 시간들은 저자의 고백 처럼 딱히
그 이유를 설명할 방법 없이 지나갔다. 그리고 한참을 지나 지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