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아, 언젠가 너를 만나고 싶었어 - 대자연과 교감하는 한 인간의 순수한 영혼을 만나다
호시노 미치오 지음, 최종호 옮김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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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감(交感). 서로 접촉하여 따라 움직이는 느낌이라는 뜻을 가진

단어로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절대적으로부족하고 절대적으로

필요한 마음 중 하나이다. 이 책은 대 자연과의 교감을 꾀하는

이가 생전에 남긴 원고와 사진들과 메모를 바탕으로 제작되었다.


시원하다. 알라스카의 자연은 보는 이의 눈과 마음을 시원하게 한다.

역시 자연은 자연 그대로일 때가 가장 아름답다. 그리고 그 자연은

공존해야 할 공간이다. 다가갈 수 없는 존재를 향한 고백은 신앙과도

같다. '가늘게 가늘게 너의 숨소리가 들리고 있었어' '보이지 않지만

나는 네가 가까이 있다는 것을 알아' 작가는 곰을 향한 무한한

애정을 드러낸다. 가까이 가고 싶지만 다가 설 수 없는 존재를 향한

강렬한 무언가가 작용한다. 그래서인가. 저자의 이 말은 오래도록

여운이 남는다. '나는 깨달았어. 너와 나 사이에 같은 시간이 흐르고

있다는 것을'


알라스카의 겨울은 모든것이 숨죽이는 시간이다. 이 시간 작가는

여전히 그들의 기척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그리고 다시 만날

그들을 기다리고 또 기다린다. 어쩌면 곰도 그랬을지 모른다.

그래서인지 곰의 시선에서 조차 그윽한 그리움이 느껴진다.



곰은 맹수로 인간을 위협하거나 해칠 수 있고 거구임에도 빠르며

(시속 40-50킬로 정도 된다고 함) 날카로운 이빨과 발톱을 가진

호전적인 동물이다. 물론 푸바오에 매료된 우리는 순하디 순한

초식 동물을 연상하겠지만 분명 곰은 맹수다. 아이러니 하게도 20살

나이에 헌 책방 거리에서 보았던 알라스카 쉬스마레프 마을 전걍에

반해 그의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하고 알래스카와 하나가 되어 곰을

찾아 사진을 찍고 교감하던 이 책의 저자인 호시노 미치오 (星野

道夫)는 8월 8일 쿠릴 호반에서 취침중 불곰의 습격으로 43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그의 말처럼 그는 그들과 같은 시간을 흘러가고

있을 것이다.

지금도.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정독 후 진솔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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