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에겐 12척의 배가 있나이다 - 하
최인 지음 / 글여울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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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에 대한 책은 정말 넘치고 넘친다. 심지어 '이순신의 반역'이라는

책도 등장할 정도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이순신에 열광하는 이유는

그의 삶과 업적에서 기인할 것이다. 최인의 장편소설 역시 난중일기를

토대로 이순신을 조명한다. 2권으로 된 소설은 1권에선 임진년(1592) 정월

초하루부터 갑오년(1594)까지를 2권에선 을미년(1595)에서 무술년(1598)

11월 19일 이순신 장군의 전사까지를 다룬다. 여기에 저자가 직접 지은

한시를 적절하게 수록하여 읽는 이의 흥미를 돋군다.


'신에겐 12척의 배가 있나이다' 사실 말이 안된다. 어쩌면 선조와

중신들의 수군의 전력을 육지로 불러들여 성을 수호해야 한다는 말이

옳을지도 모를 정도로 말이 안된다. 이미 적 수군의 배는 1000여척이

넘는다고 정탐과 보고가 된 상태에서 이 말은 허언으로 들릴 지도

모른다. 결과를 알고 있는 우리가 아닌 절체 절명의 그들에겐. 그렇기에

세계해전사에서도 그 유래를 찾아 볼 수 없는 전공이라고 하는 것이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했다. 이미 적을 알기에 어떻게 싸우면

이길지 알기에 그는 당당할 수 있었다.


전쟁은 그야말로 생과 사의 갈림길이다. 인간적인 윤리나 도덕 보다는

힘의 원리가 더 먼저 작용하기에 늘 힘없는 민초들은 억울하지만 그냥

죽어 갈수 밖에 없다. 침략군인 왜군은 물론이고 도움을 주고자 참전한

명군들에게도 유린당하는 백성은 어느 누구의 도움도 받을 수 없고

결국 배고픈 백성들은 살기 위해 서로를 잡아 먹어야 하는 아비귀환을

맞이하나 여전히 그들 곁엔 아무도 없다. 왕과 중신들은 살길을 찾아

도주하기에 바쁘고 정적을 잡아 먹지 못해 안달이고 제 식구 챙기기에

혈안이 되어 백성은 보이지도 않는다. 난중일기는 이러한 백성들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기에 정사가 아님에도 더 정확하다.


이 책은 일기체로 되어 있어 읽기에 수월하다. 작가의 상상력이 어느정도

가미되었지만 난중일기라는 틀을 크게 벗어 나지는 않는다. 일기체라서

그런지 매일의 날씨에 대한 기술이 상세하고 알기 어려운 장군의 일상이나

역사의 현장에 대한 기록이나 인물들의 갈등의 골이 섬세하게 묘사하여

인간 이순신을 이해할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순신의 곁을 끝까지 지켰던 도지나 다모 예화, 이런 휘하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이 드는 권준등은 책을 읽는 내내 집중을 더하게 하는 좋은

요소였다. 이밖에 다양한 전투들과 의병 조직들을 세밀하게 소개하며

임진왜란과 정유재란등의 실상을 낯낯이 보야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정독 후 진솔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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