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형의 인생 수업
이시형 지음 / 특별한서재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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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라는 말은 90세가 되거든 그때 하세요' '구순(九旬)'이 된 정신과

의사이자 뇌과학자인 저자의 말이다. 그전에 겪는 일은 모두 과장이기에

실패를 말하기엔 이르다는 것이다. 구루(Guru, गुरु,)들의 말은 깊이와

통찰력이 있어 읽는 이에게 의미와 가치를 전달한다. 저자의 글이 그렇다.

저자의 전작인 '베짱으로 삽시다'에서 스트레스, 우울감, 불안에 당당히

맞서 극복하는 방법을 이야기하는 글에서 희망을 발견한 이들이 많았고

실제로 나에게도 많은 도움이 되었던 기억이 난다.


특별히 이 책 3장에 나오는 심리상담학자 박상미 교수와의 인터뷰는

삶을 대하는 자세와 인생의 의미에 대해 담담하게 전한다. 자신의 삶의

경험들을 통해 타인을 존중하며 함께 살아가는 인생이 무엇인지

보여주는데 그 울림이 깊다. 삶에 낙관적이고 여유로운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결국 사람이고 인간관계다'. 또한 박상미 교수의 '질문하는

삶도 좋지만, 좋은 질문을 해주는 사람이 곁에 있는 것도 중요한 거

같아요.'라는 문장은 좋은 삶이 무엇이고 좋은 대화가 무엇인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끌어 낸다.


저자는 인간 관계를 이야기하면서 '인내'를 강조한다. 다른 이들과 함깨

한다는 것은 필연적으로 고통과 갈등이 초래되기에 오래참음은 원만한

삶을 위한 필수 요소이다. 모든 인간은 타인이라는 기본적인 생각으로

'조금'만 생각과 마음의 폭을 넓히면 된다. 성경의 오래참음은

'makrothumeo''로 '길다'와 '마음'이라는 단어의 합성어로 '길게 오래

기다리며 견딘다'는 의미를 가진다. 속도를 줄이면 보입니다'라는

캐치프레이즈 처럼 넓히면 그만큼 이해할 수 있고 인내할 수 있다.

우리는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타인에 의해 살려지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것이 삶이고 인생이다.


이 책은 쉽게 읽혀진다. 하지만 그 안에 녹아있는 시간과 삶의 무게는

깊고 무겁고 저자의 촌철살인과 같은 비수는 곳곳에 숨겨져 있다.

단순한 처세[술 책이 아니라 좋은 길라잡이가 되어 줄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정독 후 진솔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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