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 힘껏 산다 - 식물로부터 배운 유연하고도 단단한 삶에 대하여
정재경 지음 / 샘터사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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끈질진 생명력을 자랑하는 식물들이 있다. 어떠한 상황속에서도 온 힘을

다해 버텨내고 견져내고 살아 낸다. 저자는 그들의 강한 생명력에서

모티브를 얻어 이 책을 쓰고 이해인 수녀는 '인생의 의미'라는 단어를

사용하여 상찬한다. 36종류의 식물들이 전하는 힘껏 살아남은 이들의

소리는 깊은 가슴 울림이 있다. 저자는 이들의 삶을 유연한 우리네 삶과

비교하여 잔잔하게 풀어 나간다. 이 책은 월간 [샘터]에 '반려 식물

처방’이라는 주제로 33개월 동안 연재된 글을 모아 식물과의 함께함을

통해 창조와 인고와 자아를 깨우는 내용들이 담겨 있다.


'마음이 흔들릴 때마다' 저자는 주문처럼 되뇌인다. '나는 하루도 빼 놓지

않고 매일 하는 사람이야'. 무엇이든 좋다. 매일 그것을 한다는 것은 삶이며

그렇게 살아 내는 것이다. 그 시간들이 켜켜이 쌓인 그곳에 삶의 의미와

가치가 전리품 처럼 따라 온다. 그렇게 살았노라고. 식물도 그렇다. 그들

역시 그렇게 버티고 견디고 살아 내며 잎을 떨치고 꽃을 피우고 향을 낸다.

도무지 살것 같지 않은 척박함에서도 도무지 생명이 존재하지 못할

그곳에서도 오롯이 피어나고 살아낸다. 그 생명력이 고맙고 대견하다.


'생명이 있는 모든 것은 힘껏 산다'는 쳅터에서는 식물들이 어떻게 위기를

맞이하고 견디며 버텨내는지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우리네 삶과 그렇게

닮을 수가 없다. 끝까지 견디는 해피트리에서 우리는 강인함과 희망을

배우고, 스스로 구멍을 내 바람 길과 해 길을 만들어 무탈함을 유지하는

몬그테라는 삶을 맞이하는 지혜를 알려주고, 잎이 떨어진 후 다른 봄을

준비하는 겹벚꽃나무를 통해 미래를 준비하는 예지로움을 배운다. 뿐인가.

흔히 볼 수 있는 소나무와 자작나무는 우리에게 삶의 어려움을 넉넉히

견뎌내는 인고와 그렇게 사라져가는 아쉬움을 배운다.


미스김라일락이 전하는 '괜찮겠지'와 '괜잖지 않다는 걸'에 대한 이야기는

오랜 여운을 남긴다. 아무리 스스로 '괜찮겠지' 해 봐도 여전히 남겨지는

상채기는 그대로이고 오래가게 마련이다. 이제 그만 '나 힘들어요'나

'나 괜찮지 않아요'를 당당하게 말해도 된다. 자신의 인생이니까. 저자에게

교훈을 주었듯 이 글은 나의 삶에도 의미있는 문장으로 자리한다. 글과

함게 수록된 그림은 읽는 내내 편안함과 자유로움을 주는 해방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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