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플하게 나이 드는 기쁨
마스노 슌묘 지음, 이정환 옮김 / 나무생각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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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함을 덜어내면 편안함이 따라온다. 이미 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우리나라이기에 '나이듬'이라는 단어가 주는 무게감은 적지 않다.

가족에 치이고 일에 눌리고 억지로 겨우겨우 버텨 나이가 들었는데

앞으로 살길은 더 막막하고 우울함과 떨어지는 자존감으로 육신이

만신창이가 된 이들이 적지 않다. 이에 저자는 '버리기'와 '무언가

하기'를 연습하라고 주문한다.


노전(老前)정리. 죽기전에 하는 생전 정리가 아니라 나이들기 전에

하는 정리를 말한다. 먼저 추억이 남아 있는 물건부터 정리하라고

하며 추억은 물건에 있는것이 아니라 마음에 있다는 화두(話頭)를

던진다. 그렇게 하나씩 정리하면서 자신의 마음과 생각도 정리하게

된다. 육신에 가진 물건만이 아니라 마음 역시 비워야 한다. 꼭

필요한 것만 남기고 불필요한것을 줄이는 삶이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무관한 것들을 너무도 많이 지니고 살아가는 우리네 삶에

필요한 정리가 아닐까 싶다.


숯과 재. 나무가 타서 숯을 지나 결국 재가 남게 되듯이 아이에서

청년을 지나 장년의 절정을 지나 노년으로 접어드는 즈음 숯과

재의 글은 더 마음에 와 닿는다. 살아가는 시간과 죽음을 맞이하는

시간 그리고 죽음 이후의 시간들을 생각하며 오늘을 열심히 살아야

할 것 같다. 어느 안도현의 시 '너에게 묻는다'의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라는 시가 생각난다.


선(禪)의 정원 디자이너이자 승려로 유명한 마스노 슌묘(升野 俊明)는

‘아무것도 없는 정원’을 디자인하기 위해 늘 고심한다. 정원 디자인을

의뢰받았을 때 늘 염두에 두는 것은 더 이상 버릴 것이 없는 단계까지

불필요한 것들을 제거하는 것이다. 의뢰자로 하여금 ‘아무것도 없는

데에서 느끼는 평온함’에 도달하도록 하는 것이 선의 정원이 지향하는

목표다. 이 책에서도 그의 그런 정신이 드러난다. '버리고 억지로

채우려 하지 마라', '보답을 구하지 말고 베풀어라'(無功德)등 두고두고

기억할 만한 글귀들이 즐비하다.

책의 제목같이 '심플하게 나이드는 법'을 통해 구차하지 않고 떳떳하고

자유롭게 나이들고 싶다. 읽는 중에 그의 이전 저서 '불필요한 것과

헤어지기'가 오버랩 된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정독 후 진솔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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