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비스트로 - 입문자를 위한 솔티클래식의 음악 편지
원현정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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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어렵고 쉽게 정리가 안되는 과목이 있다. 나에겐 클래식 음악이

그렇다. 나름 공부를 해보겠다고 책도 사고 음반도 구입하고 했지만

얼마가지 못해 기세가 죽어 버린다. 지인들은 이런 나에게 그만

포기하라고 하지만 아직 나에겐 도전하고 싶은 충분한 의지와 마음이

있다.



'비스트로'(bistro)'는 프랑스 파리식 작은 식당이란 뜻으로 술과 저렴한

음식을 제공하는 장소다. 저자는 이런 공간에서 부담없이 음식을 시켜

먹고 즐기는 것처럼 자유롭게 클래식을 즐기고 누리라는 의미에서

'비스트로 클래식'이라는 제목을 사용한다. 흥미롭게도 클래식을

코스요리를 즐기는 것처럼 크게 4파트로 나눠서 아뮈즈부슈(amuse-bouche, 아페리티프(apéritif: 식전주, 음료)에 곁들이는 적은 양의 음식) - 앙트레(entrée, 메인 요리 전 제공하는 전채) - 메인요리(plat principal) - 디저트(dessert)로 소개한다. 각각의 코스에는 작곡가, 연주자, 곡들에 얽힌

이야기들이 가득해 읽는 내내 흥미진진했다.



이 책은 2020년부터 클래식 음악에 대한 이야기들을 편지 형식으로 발행한

뉴스레터 솔티 클래식에서 250여통의 음악편지를 선별하여 55개의

이야기와 함께 소개한다. 각각의 사연들은 곡의 창작 배경을 설명해주고

상황이나 환경에 의해 어떻게 곡들이 만들어지고 지금까지 이어져 온

과정등을 소개한다. 예술가는 역시 예술가다. 그들의 삶은 누구보다

치열했고, 그들의 사랑은 누구보다 뜨거웠고, 그들의 인생은 누구보다

처절했고, 그들의 예술에 대한 열망은 누구보다 강렬했고, 그것이 그들의

곡에 그대로 투영된다. 너무 어려워서 연주자들에게 배척당한 차이코프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은 현재 세계 4대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꼽히며,

교향곡 1번의 참패를 딛고 우울증에 걸린 라흐마니노프를 구춴해 낸 '피아노

협주곡 2번', 쇼팽이 절대 공개하고 싶지 않고 싶어했던 '환상 즉흥곡', 21년 동안의 사투의 결과인 브람스의 교향곡 1번 등 각각의 곡들은 자기만의

특색을 가지며 만들어졌음을 소개한다.


그리 길지 않은 사연들 속에 이야기들을 담으려는 저자의 노력이 비춰지는

부분에서는 창작자의 고뇌가 엿 보였고 친절하게 각각의 QR 코드들을

배치하는 세심함에서는 작가의 성품이 드러났다. 들어야 할 곡들이 아직

많이 남아 있어 당분간은 귀가 호강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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