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제목처럼 소크라테스만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무려 20명에 이르는
철학자들의 삶과 그 삶에 얽힌 에피소드들로 가득하고 심지어 재미있기까지
하다. 억지로 집어 넣으려고 배웠던 철학이 아닌 삶을 들여다 보며 그 삶에서
찾아내고 발견하는 철학이라 더 쉽고 편하게 다가온다. 철학은 추상적 의미가
아닌 움직이는 동사라는 저자의 설명은 철학에 대한 인문학적 접근이 어떻게
가능한지를 잘 보여준다. 특별히 서양철학을 헤라클레이토스에 기반을 둔
움직이지 않는 것이 없고 모든 것이 변한다는 ‘변화의 철학(philosophy of
change)과 파르메니데스에 뿌리를 둔 어떤것도 변하지 않으며 존재와 본질은
영원하다는 ‘본질의 철학(philosophy of essence)'으로 나누어 설명하는
부분은 철학에 대한 기본을 다지는 시간이었다. 저자는 소크라테스를 중심으로 이전의 자연철학자들의 생에도 관심을 가지며 그들을 조명하고 소크라테스를 전후한 그리스 철학의 계보를 전하는 친절함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