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맛있는 김치를 받으면 썰 시간도 없이 그냥 주욱 찢어서 밥 위에 올려
놓고 먹으면 그 맛이 그만이다. 작가는 이때의 감정을 '아귀아귀'라는 부사로
표현한다. 비위가 상해 식사를 못했다는 과거는 이미 안드로메다로 보내
버리고 박경리 선생이 보내준 맛있는 김치를 정말 맛있게 먹는 모습에 딱
어울리는 단어 '아귀아귀', 역시 박완서 작가답다. 그렇게 박경리 선생을
기억하는 저자 역시 호원숙 작가에 의하면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었다.
(미출간 작품인 님은 가시고 김치만 남았네 중) 또한 엄마로서의 작가는
아이에게 과중한 숙제를 할 때엔 오히려 숙제를 좀 덜 하고 선생님께
꾸중을 들으라고 하고 부모의 보살핌이나 사랑이 결코 무게로 그들에게
느껴지지 않고 집과 부모의 슬하가 세상에서 가장 편하고 마음 놓이는
곳이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