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의 심중일기1

이순신의 심중일기 1 - 혁명이냐 죽음이냐 그의 진짜 속마음은?
유광남 지음 / 스타북스 / 2023년 12월

그동안 수 많은 작가들이 이런저런 해석을 가지고 이순신을 다뤘고 때론 영웅으로 때론 번민과 고뇌의 상징으로 때론 알듯말듯 묘한 중간의 위치로 이순신을 표현했다. 저자는 그럴수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린 이순신을 통해 '역심'이라는 모티브를 찾아내어 반역(反逆)을 꿈꾼다는 내용의 이 소설을 집필하였다. 물론 우리가 익히 아는 난중일기와는 분명 다르나 하나 동일한 것은 충신 이순신이나 역신 이순신 모두 진심으로 백성과 조선을 사랑했다는 것이다.

배경은 충분하다. 백성을 버리고 도망쳐 버린 임금, 자신들의 사리사욕에

눈이 멀어 나라를 팽개쳐 버린 신하들, 여기에 빌붙어 기생하는 장수들이

존재했고 백성과 군사들의 심지어 의병들에게 조차 절대 신망을 받는

이순신. 이 정도면 반란의 명분은 충분하다. 오히려 역성 혁명의 굴레를

지닌 패주의 입장에서 이순신은 부담스럽고 껄끄러운 존재였을 것이고

그를 두둔하고 아끼는 무리들의 모습에서 '역모'를 느꼈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주변에서 조선을 바로 세우자며 역모를 제안하지만 일언지하에

거절하는 이순신, 그의 양자 김충선의 '왜 아직도 왕에게 충성하냐는'

절규와도 같은 물음에 묵묵부답인 이순신에게서 간음한 여인을 당시의

율법대로 돌로 칠 것을 주장하는 무리들 앞에 묵묵히 바닥에 무언가 적어

가던 예수의 침묵이 떠오른다.

역사에 '만약'은 없다. 그럼에도 가정하고 싶다. 만약 그때 이순신의 역모가

마음이 아니라 실제로 일어 났다면 뭔가 많이 변하고 달라졌을까? 솔직히

자신은 없다. 군사독재가 싫어 반란을 일으킨 이들의 모습이나 정권을

잡아 보겠다고 온갖 더러운 짓고 서슴지않고 하는 정치꾼들의 모습에선

도무지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 조선의 그 당시에도 그랬을것 같다. 반짝

효과가 있을지는 모르지만 권문세가와 유림, 지방의 세력들 여기에 호시탐탐

조선을 노리는 주변국가들을 고려하면 쉽지 않을 것이고 또다른 역모의

빌미만 제공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물론 저자는 일본 정복도

중국 정복도 꿈꾸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