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테뉴의 '슬픔'에 관한 이야기는 조금은 의외였으나 타인이
아닌 자신을 향한 다는 그의 말에 일견 고개가 끄덕여졌다.
그럼에도 태어나서 한 번도 슬픔을 겪지 않은 사람이
없을텐데에서 그의 생각에 고개가 저어졌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조금은 이해가 된다. 슬픔에 관하여 아들과 딸의 불행에
동요하지 않ㄷ던 그가 친구의 불행에 슬퍼하는 것에 대한
질문에 그는 이렇게 대답한다. '친구의 경우는 눈물로 나타낼
수 있지만 앞의 두 슬픔은 어떤 방법으로도 나타낼 수 없었기
때문이다'는 그의 대답은 오히려 인간적이다. 아들과 딸의 불행
앞에 담담한 것이 아니라 이미 그 차원을 넘어선 것이기에
동요하지 않아 보이는 것이다. 그의 내면은 어떨까? 이미 슬픔이
가득차 있었으며 그것을 굳이 드러내지 않았을 뿐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