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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가 김종영의 글과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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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
antibsy
(
) l 2023-08-07 12:56
https://blog.aladin.co.kr/787218140/14810907
조각가 김종영의 글과 그림
- 불각(不刻)의 아름다움
김종영 지음 / 시공아트 / 2023년 7월
평점 :
누군가를 진심으로 칭찬하고 인정하기는 쉽지 않다. 더구나 같은 분야의
사람을 칭찬하기는 더더욱 쉽지 않다. 조각가 김종영은 평단으로부터 '우리
세대가 갖고 있는 불과 몇 명 안 되는 예술가'라는 칭찬과 아울러 '타고난
추상 조각가'라는 평을 들으며 삶이 곧 예술이고 예술이 곧 삶이었던 인물로
상업적 성공이나 화려한 조명 보다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었던 인물이다.
이 책은 그의 작품 80여점과 기고문을 비롯한 70여편의 글이 소개된다.
그는 아름다움에 대해 '절대적인 미를 나는 아직 본 적도 없고 그런 것이
있다고 믿지도 않는다'고 말한다. 한때 '절대'라는 단어에 대한 열띤 토론을
한 적이 있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절대로'라는 단어가 과연 인간이
사용가능한 단어인가라는 토론에서 '절대'를 신만이 사용할 수 있는 단어라
주장하던 신학자를 만나기도 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저자도 '절대'하는 단어를
신에게 양보한다. 그러면서 예술가에게 절대를 추구하는 일은 허황된 꿈이며
오만이요 미신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이 때문에 '무엇'아닌 '어떻게'에 집중했다고
기술하며 작춤이란 미를 창작하는 것이 아니라 미에 근접할 수 있는 방법과
조건이라고 이야기한다.
김종영 미술관은 가끔 가는 칼국수집 근처인 평창동에 있고 입구엔 거대한 소철이
주인인냥 버티고 있다. 작년에 김환기화백과 '수화(樹話)와 우성(又誠), 70년 만의
재회'라는 제하의 공동전을 열어 두번이나 다녀왔다. 조각가로서 조형의 기본을
적립하고 삶을 통해 드러냈던 김종영은 이렇게 말한다. '작가가 늘 조심 할 것은
상식적인 안목에 붙잡히는 것이다.'
불각(不刻), 깎지 않음의 미학, 조각가인데 깍지 않는다. 궁금해진다. 이 책은
그의 담론인 '불각(不刻)에 대해 이야기한다. 문자적 의미인 불각이 아닌
마음과 생각의 측면의 불각이기도 하고, 깨닫거나 생각하지 못함의 불각
이기도하고, 중생이 존재의 실상을 깨닫지 못하는 단계, 또는 그런 중생의
밝지 못한 마음을 의미하기도 하는 불각(不刻)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작품으로 글로 대화를 걸어 오는 저자에게 꼭 묻고 싶은 내용이다. 과연 작가의
'불각(不刻)'은 무엇인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진솔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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