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이렇게 보냈습니다 - 소소하지만 의미 있게, 외롭지 않고 담담하게
무레 요코 지음, 손민수 옮김 / 리스컴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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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싱키 어느 길모퉁이에 새로 생긴 식당에서 사치에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그려지는 따뜻하고 마음이 찡하게

만드는 영화 '카모메 식당(かもめ食堂)'의 저자인 무레 요코

(むれようこ)의 에세이. 그녀는 이 책을 통해 나이들어서도 느슨해

지지 않는, 자기 만의 방식으로 삶을 즐기기 위해 기꺼이 불편함을

감수하는, 나름의 방법으로 자신의 삶을 만들어 가는 태도를 통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지혜를 전한다.

일상은 따뜻함과 편안함을 준다. 저자의 글이 그렇다. 일상을 그리는데

별반 대단하지 않은 그런 삶의 조각들을 붙여 놓았는데 좋다. 나이

들어감의 스산함을 안타까움을 그로 인한 우울함을 드러내는데 그마저도

따뜻하다. 굳이 일러스트가 화려할 필요도 사진이나 그림으로 온기를

더할 필요도 없다. 있는 그대로를 드러내는데도 나는 그녀의 글에서

따뜻함을 느낀다.

나이든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쉽지 않다. 그럼에도 누구도 거스를수 없는

대세이며 진리이다. 저자의 말처럼 '소소하지만 의미있게, 외롭지 않고

당당하게' 나이들어 간다면 이 또한 좋지 않을까. 글을 읽노라면 '귀여운

할머니'가 연상된다. 무언가 바지런하게 움직이고 무언가 골똘히 생각에

빠지고 무언가 허당의 구석이 있고 무언가 끊임없이 추구하는 그러면서

얼굴엔 미소가 떠나지 않을 그런. 그러면서도 해야 할 일에 대한 책임

의식은 분명하다. 이것 하나만으로 이미 그녀는 프로다.

그녀는 자신의 삶에 너무 빠르지도 그렇다고 나무 느리지도 않게 스스로를

조절하며 그만의 길을 걸어 간다. 그 길을 걸으며 자츰 넓어지는 그녀의

영역은 작절하게 분배된 계획적인 삶의 시간으로 채워지고 그 채워짐은

다시 마음의 풍성함으로 우리에게 돌아온다. 딱 '적당한' 삶이다.

내 마음에 쏙 드는 말이 있어 옮겨 본다. '종이책을 읽는 다는 것은 그 안의

글자를 읽는 것 말고 다른 의미도 있다. 전자책으로는 종이책을 통해 느낄

수 있는 책의 장정, 촉감, 냄새와 같은 오감의 소중함이 전달되지 않는다.'

그래서인가 나는 아직 종이책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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