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에게서 인간으로 중세와 르네상스 미술
박영택 지음 / 스푼북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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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은 모든 시대를 포함하고 미술은 그 시대의 모든 것을 담고 있다.

때문에 미술을 아는것은 곧 역사의 흐름을 이해하는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미술을 시대적 상황에 비춰 하나의 키워드로 뽑아낸다. 이 책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종교로 대표되는 중세와 인간으로 대변되는

르네상스의 미술을 비교하며 설명한다.

종교와 인간. 사실 둘은 불가분의 관계다. 어느것 하나 홀로 존재할 수

없다. 다만 둘의 관게가 철저한 종속의 관계인지 아니면 수평관계인지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신이 강조되던 사회에는 당연히 종교가 우월했고

인간이 중요시 여겨지던 사회에는 인간 중심의 문화가 성행한다. 미술

작품을 표현하는 방식도 그렇다. 십자가 상의 예수를 그릴 때도 중세에는

당당하고 살아 있는듯한 모습으로, 르네상스에는 고통에 몸부림치는

모습으로 표현해 당시의 시대상을 그대로 반영한다. 여기에는 르네상스

시대 사람들의 '다른 눈'이 작용한다. 현실을 성찰하며 현실 세계의

아름다움은 신적인 아름다움의 반영이며 현실의 아름다움을 바라보는

것은 신의 세계로 통하는 최소한의 걸음이라 여겼기에 현실 세계에 대한

긍정을 통해 신의 세계에 접근한다. 이에 반해 중세 시대의 그림은 눈에

보이는 세계가 아닌 영적 세계에 더 집중하다 보니 각각의 필요에 따라

이콘(icon 이콘의 특질은 그리스도나 성모 등의 상이 ‘그려진 것’이라는

점에 그치지 않고 문자 그대로 성스러운 원상(原像)의 ‘현시’로 파악된

점에 있으며 그것들은 대개의 경우 몇 개의 유형에 따라 묘사된다.

동방교회에서 발달한 예배용 화상, 명칭은 ‘상(像)’을 의미하는 그리스어

이콘에서 유래한다)의 배치나 크기가 달라진다. 얼핏 이게 명화 맞나 싶은

그림도 있을 정도로 쉽고 재미있는 그림들이 상당수 등장한다.

이 책의 특징 중 하나는 글자의 크기다. 점점 시력이 나빠지는 나에게 작은

글씨는 정말 피하고 싶은 책들인데 이 책은 활자의 크기가 커서 읽기기

편하다. 물론 그림에 대한 설명도 쉽고 간결해서 읽기 좋았지만 글자가 조금

더 큰 것 뿐인데 정말 시원스럽게 읽을 수 있었다. 어디선가 본듯한

작품에서 처음 보는 작품까지 다양한 그림과 건축물이 소개되는 이 책은

어린이부터 어른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소화할 수 있는 그런 책이다. 특별히

15~17세기 피렌체를 실질적으로 지배했던 가문인 메디치가문( Medici

family)에 대한 설명은 그들의 예술에 대한 사랑과 헌신을 통해 르네상스가

더 풍성해졌고 꽃을 피웠음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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