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하게 사는게 당연하진 않습니다

불편하게 사는 게 당연하진 않습니다 - 장애인이 살기 좋은 세상과 다양성이 공존하는 세상을 꿈꾸며
백순심 지음 / 설렘(SEOLREM) / 2023년 3월

누구나 인간답고 동등하게 살 권리가 있음에도 우리는 불평등과 불합리의 공간에서 산다. 아니 어쩌면 그것을 불편과 불평등으로 느끼지 못한채 사는걸수도 있다. 조금만 배려하고 조금만 생각하면 되는 일인데도 우리의 생각은 여전히 자기안에만 머무른다. 저자는 사람들의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사실 인식개선도 의지가 필요하다. 불편함을 부당함을 알아야 인식 개선의 여지라도 갖는데 아쉽게도 그걸 모르기에 아직은 요원한일이지만 저자와 같이 노력하고 알리는 이가 있기에 조금씩은 나아지고 있음을 느낀다. 징애인이 부족한 존재가 아닌 있는 그자체로 존재함을 인정하려면 우리의 시선이 바뀌어야 한다.

저자는 뇌병변 장애를 가진 20년차 사회복지사이자 워킹맘이다.

아는 분이 자판기에 동전을 넣고 가셨지만 손이 불편해 종이컵을

꺼내다 쏟아 버린 일화를 보면 저자의 장애의 정도를 알수 있을것

같은데 사회복지사로 일하고 있다는 소개에 조금은 놀랐다. 오히려

자신이 장애를 가졌기에 장애인들이 겪는 부당함과 불공정과

불편함에 대해 더 진솔하게 이야기할 수 있었던것 같다.

저자는 장애인을 향한 공감을 넘은 엠파시(empathy)를 이야기한다. 타인의 감정과 생태에 공감하며 마음이 동기화되는 심파시(sympathy)와는 다르게 내가 상대라면 어떻게 할지 생각해보는 이성적 작업이자 지적상상력인 엠파시(empathy)는 브래디 미카코(Brady Mikako)의 '타인의 신발을 신어 보다"에서 언급한 내용으로 영영 사전엔 다음과 같이 쓰여 있다. empathy: the feeling that you understand and share another person's experiences and emotions , the ability to share someone else's feelings compare SYMPATHY' 분명 단순하게 '공감'이라는 단어로 표현하기에는 무언가 많이

부족하고 확연히 다르다. 비록 경험하지는 않았지만 상상해

보면 충분히 너의 입장을 알수 있을것 같아의 마음으로 장애인을

대하는 것 어쩌면 우리가 이제라도 학습을 해야 하는 부분이

아닐까 한다. 다행히 엠파시는 학습을 통해 습득할 수 있는

능력이니 말이다.

누구나 사용 가능한이 아닌 누군가는 사용하지 못한다는 말이 담긴 키오스크편은 요즘 많이 공감하게 되는 부분이다. 실제로 지난주에도 키오스크 앞에서 어찌할 바를 모르는 어르신 두분을 본적이 있다. 주문은 해야 하는데 사용하는 방법을 모르니 그저 당황해서 어쩔줄 몰라 하시는 그분들을 보며 누군가에게 편리함이 누군가에겐 장벽이 될 수도 있음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장애를 가진 이들이든 나이가 많은 이들이든 어린아이든 누구나 이용 가능한 것이 가장 편리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이렇듯 비장애인 중심의 사회 곳곳에는 장애를 가진 이들에게 불편함이 되는 지뢰밭이 산재해있다. 약자에 대한 배려가 아닌 당연한 것을 누리는 그런 사회가 공정한 사회가 아닐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