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사회이건 계급은 존재한다. 아니라고 우겨봐도 소용없다. 본인만 비참해 질 뿐이다. 부르주아와 거지 혹은 부자와 약물중독자라는 묘한 대비는 작가가 우리에게 전하고자 하는 사회의 단면을 보여준다. 각각의 것들은 언제나 존재하며 언제나 대립하고 언제나 적이다. 갈등의 시작이며 불만의 근원이기에 늘 불안하다. '다름'이 인정되지 않는 사회는 여전히 우리 속에 존재하고 종교는 이곳에서 조차 문제거리며 죽음은 누구에게나 공포와 두려움의 대상이 된다. 이런 세상을 향한 저자의 독백과도 같은 고백은 이렇다. '선입견이 없는 사람, 여행자, 유목민의 영혼을 가진 사람, 항상 길을 찾는 사람, 한 곳에 정착할 수 없는 사람들 그들에게는 오만함이 없습니다.
'나쁜것을 보았다, 나쁜것을 들었다, 나쁜 짓을 했다. 의식의 전환인가. 의식의 발전인가 의식의 형상화인가.. 결국 그녀는 세번째 원숭이, 사악한 원숭이였다. 좋은 엄마, 좋은 주부, 좋은 시민이라는 서술과는 좀 동떨어진 설명이 오히려 더 깊게 다가온다. 꼬마 도둑에게 빼앗긴 핸드백 깊은 곳에서 나온 폴라로이드 사진 한장은 그녀의 과거이며 굳이 들춰내고 싶지 않은 현실이기에 이렇게 표현한다. '절대 잃어 버리면 안 된다.' 우리에게도 절대 잃어 버리면 안되는 것들이 존재한다. 좀더 솔직히 표현하자면 절대 들키고 싶지 않은 과거들이 있다가 맞을 것이다. 정체성, 가치관, 이념, 아니 단순히 연예일지라도 그렇다. 그것만큼은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싶지 않은 나만의 그것이 오롯이 존재하기에 우리는 지키기위해 발버둥을 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