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작가는 작품으로 말한다' 그렇다. 작가는 작품 그 외의 어떤 것으로도
말해서는 안된다. 그 작품에 자신의 혼과 영을 불어 넣어야 하며 관객은
그 혼과 영혼을 찾는 수고로움을 기꺼이 감수한다. 이러한 서로의 존중은
가치로 이어진다. 저자는 10년여의 도슨트 생활을 토대로 경성의 구석구석을
우리에게 소개한다. 단순히 소개가 아닌 한국근대미술사를 조명하며 작가들의 삶과 그들의 쉼 그리고 공간을 이야기하며 광화문에서 서톤과 북촌으로 향하고 성북동으로 이어지는 이 여행은 새롭다. 그래서인가 저자의 해시태그에
'선구자, 개척'이라는 표현이 눈길을 끈다.
우리에게 근대미술사는 혼란의 시기를 지나므로 판단이 쉽게 되지 않는 부분이 존재한다. 일제강점기에는 친일파와 독립운동이라는 진영 논리로 그후
해방기에는 자유진영과 공산진영이라는 이데올로기의 대립으로 실제 미술가들에 대한 평가가 갈릴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미술이라는 분야는 솔직히 돈이 없으면 하기 어려운 분야이기에 일제 강점기나 한국 근대사에서 그것이 가능했던 이들은 대부분 변절자 그룹이거나 기득권에 연이 다았던 이들거나 미술을 위해 지조를 버린 이들이 대부분이다.